[사설] 불신 키우는 백신 오접종, 실수 허용 안 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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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1천321만9천207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16일 밝힌 수치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5.7%에 해당한다. 903만2천827명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고, 332만2천442명이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1회 접종으로 끝나는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은 86만3천938명이다.

백신 1차 접종자가 상반기 누적 목표인 1천300만명을 넘었다. 60세 이상 고령층,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30세 미만 군 장병과 사회필수인력 등에 대한 접종이 큰 차질없이 진행되면서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AZ, 얀센 등 5개 종류 총 1억9천300만회(1억명)분이다. 당초 우려했던 백신 부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접종률을 올려야 일상 회복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백신 접종자에 대해 각종 시설 입장료 할인과 면제에서부터 경로당 출입 허용, 채용 시 가점 부여, 현금성 지원 등 갖가지 혜택을 주고 있다. 수원시 소상공인들은 만 60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7~8월 두 달간 음식값과 이용요금을 할인해주는 ‘백신 인센티브’ 행사를 자율적으로 실시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두려움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황당한 오접종 사례가 여러 건 있는 데다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백신 접종 후 사망도 있어 불안하기 때문이다. 인천의 한 병원에선 40여명에게 AZ 백신을 정량의 절반만 투여해 접종 위탁계약이 해지됐다. 전북 부안에선 5명분인 얀센 백신 1병을 한 사람에게 모두 투여한 사례가 있다. 진주에선 한 번 접종으로 끝내는 얀센 예약자에게 두 번 맞아야 하는 AZ 백신을 접종한 사례도 있다. 모 군부대에선 장병 일부가 식염수를 백신으로 접종받은 ‘맹물 백신’ 사태까지 벌어졌다.

백신 오접종 사례가 100건이 넘는다. 접종 오류는 대부분 의료기관의 부주의로 발생했다. 백신 과다 투여의 경우 세계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해도 부안 사례처럼 고열 증세 등이 나타나면 접종자들은 불안할 수 있다.

전국 1만2천여곳의 위탁의료기관과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오접종은 의사, 간호사 등이 예약자 명단이나 백신 종류, 투여 정량 등을 제대로 확인만 해도 일어나지 않는다. 비슷한 실수가 벌어지지 않도록 접종 현장의 의료진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접종률 높이기에만 신경쓰지 말고 안전한 접종을 위한 관리감독과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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