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만들기’ 무형문화재 지정예고…“경기도 떡 살리자”

사진=조주현기자

예부터 명절이나 관혼상제 때마다 빠지지 않고 상에 올랐던 전통 음식이 있다. 한국인 고유의 디저트 ‘떡’이다. 떡은 쌀과 곡식을 찌거나 기름에 지지고 여럿이 나눠 먹는 우리네 따뜻한 문화를 아우른다.

지역별로 종류도 다양하다. 강원도에선 감자나 옥수수로 만든 떡이 유명하고, 제주도에선 팥이나 메밀을 활용한 떡이 많다. 경기도에선 쌀과 수수를 이용한 떡이 발달했다. 무지개떡, 배피떡, 여주산병, 수수벙거지, 개성경단 등이 대표적인 경기도 떡이다.

최근 정부가 ‘떡 만들기’를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면서 경기도에서 지역 떡을 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자체 차원에서 떡 관련 식품 명인을 추가 발굴하는 등 지원 사격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표 지역은 현재 영농조합법인으로 전환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웬떡마을이다. 이곳은 지난 2008년 1월 경기도가 슬로우푸드 체험마을 중 하나로 조성했다. 찹쌀ㆍ흑미ㆍ백미 등 다양한 쌀이 소비됨은 물론이고 호박, 당근, 쑥, 호두, 잣 등 여러 곡식이 활용돼 농업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조성 당시 지자체에서 쏟은 기대에 비해 떡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 용인시는 다시 지역 농업계를 살리고 떡 문화 전승을 위해 웬떡마을 활성화와 이규봉 웬떡마을 대표의 명인 지정을 돕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994년부터 해마다 지정하는 대한민국식품명인은 전통식품 분야 총 80명으로, 떡ㆍ한과류 명인은 전국에 9명이 있다. 경기도에는 포천시(26호)와 과천시(42호)에 단 두 명만 있는 상태다. 이들 중 한 명은 한과명인이어서 떡명인은 한 명 밖에 없는 셈이다.

이규봉 웬떡마을 대표(66)는 “안정적인 농산물로 만드는 떡은 건강에 좋을 수밖에 없다”며 “경기도 지역 떡을 젊은 층 입맛에 맞춰 새롭게 개발하며 떡의 세계화를 위해 일생을 바칠 것”이라고 전했다.

여주시와 이천시 등 쌀 특화 지역도 전통 떡을 통한 쌀 소비 확대 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경기도 역시 지역 떡을 통한 농산품 부흥을 응원한다.

도 관계자는 “농산물 제조ㆍ유통 활성화를 위해 경기미(米)를 사용하는 떡 가공업체 등에 도 차원의 지원을 하고 있다”며 “경기도 지역 떡을 통해 농식품 수요가 더욱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G-로컬푸드박람회 등이 열리면 떡 명인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발굴 지원책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회 음식문화연구회장인 김봉균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ㆍ수원5)은 “우리의 전통 떡이 서양 케이크와 제과 등에 뒤지지 않고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의회에서도 명인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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