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재주꾼들’ 한자리… 흥미진진한 연출, 쟁강춤·한량무·전통연희·서커스 선보여
올해도 코로나 무관중ㆍ비대면 무대 마련...이번 주 경기일보 유튜브 채널서 공연 공개
동서양의 재주꾼들이 모여 신명나는 한 판을 벌였다. 코로나19와 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한 응원은 덤이다. 지난 19일 오후 3시 수원시 무형문화재 전수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제9회 수원화성 유랑콘서트>다. 올해도 수원화성 유랑콘서트가 시민들을 위한 전통 공연을 준비해 찾아왔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공연 영상은 경기일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 주 공개된다.
수원화성 곳곳을 유랑하며 수원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는 공연은 올해 9회째를 맞아 ‘땅재주꾼들’을 주제로 쟁강춤, 한량무, 전통연희, 서커스 등 다양한 동서양을 넘나드는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무용 △동춘서커스 △전통연희놀음판 등 3개 플롯으로 구성된 이번 무대의 첫 시작은 전통 무용인 ‘쟁강춤’으로 막을 올렸다.
‘쟁강춤’은 살기 좋은 금수강산에서 천년만년 행복을 누리려는 우리 민족의 염원과 이 땅에 사는 무한한 긍지를 개성적인 춤 가락에 담은 춤이다. 부채로 잡귀신을 내쫓고 손목에 찬 방울 소리가 ‘쟁가당 쟁가당’ 들린다고 해 ‘쟁강춤’으로 불린다. 색동 옷을 입고 등장한 최제이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이수자는 빠른 음악에 맞춰 부채를 펼치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가벼우면서도 웅장한 몸짓과 생동감 넘치는 그의 표정으로 쟁강춤의 아름다움을 여김 없이 보여줬다. 무관중 공연이었지만 쟁강춤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서양 땅재주꾼 동춘서커스의 공연은 시민들의 눈길뿐만 아니라 발길을 멈추게 했다. 동춘서커스 단원들은 각자 머리 단지 묘기, 발로 상돌리기, 도림, 변검변복, 피에로, 훌라후프 등을 선보였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며 유일한 서커스단의 명성으로 오랜 시간 우리 곁에 자리 잡은 동춘서커스의 공연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단원들의 화려한 복장과 섬세한 동작, 당당한 표정은 공연에 더욱 몰입하게 했다. 도자를 발로 높이 들었다 던져 받으며 머리에 얹어 돌릴 때마다 시민들의 박수가 나오곤 했다. 또 피에로의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풍선 묘기와 벽돌 3개로 중심을 잡는 도림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장감을 자아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것은 동양의 땅재주꾼, 전통연희 놀음판이었다. 김용현 광개토 제주예술단원의 경쾌한 태평소 소리로 시작된 전통연희 놀음판은 무대 마지막의 아쉬움을 달래고 흥을 더욱 고조시켰다. 예술단원들은 태평소 소리에 맞춰 북, 장구, 꽹과리를 치며 등장했다. 전통 악기로 흥을 돋운 후 상모를 돌리며 무대를 압도했다. 단원들의 개인놀음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동안 서로 기량을 감상하며 신명에 배가 됐다.
공연 막바지엔 신예담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와 최제이 경기도무형문화제 제8호 이수자, 홍모세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전수자의 ‘한량무’가 전통연희 놀음판과 함께 어우러졌다. ‘한량무’는 풍류를 즐기는 한량인 선비의 멋스러움과 흥, 해학의 몸짓으로 표현한 허튼춤 계열의 남성 춤으로 굿거리, 자진모리, 굿거리의 순서로 구성됐다. 남성의 힘과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춤이다.
권준성 음악감독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무관중ㆍ비대면 공연으로 진행돼 많은 시민들을 만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의 호응으로 오랜만의 공연에 흥이 돋았다”며 “동서양 땅재주꾼들의 재주를 감상하며 신명나는 휴식을 누리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공연은 ㈔화성재인청보존회가 주최하고 경기일보, 수원문화재단, 광대공작소가 후원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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