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故 김동식 구조대장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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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돌아오기를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 기다렸는데 마음이 아프다” 문재인 대통령이 쿠팡의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 구조대장(52)에 애도를 표했다. 추도문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향한 여정에서 언제나 굳건한 용기를 보여준 고인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김 대장은 지난 17일 오전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고립돼 48시간 만인 19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이 난 지 6시간 만에 김 대장을 포함한 구조대 5명이 지하 2층에 진입해 인명 수색작업을 벌였고, 가연물 등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김 대장만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많은 국민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도했으나 안타깝게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고인은 1994년 4월 고양소방서에서 소방조직에 투신한 27년차 베테랑 소방관이다. 경기지역 소방서에서 구조대와 예방팀, 화재조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소방행정유공상, 경기도지사 표창장 등 각종 상을 받으며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았고 응급구조사 2급, 육상무전 통신사, 위험물 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남다른 학구열을 보였다. 김 대장에 대해 동료들은 “위험한 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 마지막에 나오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늘 끝까지 동료들을 보살피고 책임져 ‘끝판 대장’으로 불렸다.

김 대장의 어머니는 “너 없이 어떻게 사느냐. 나도 데리고 가라”며 영정 앞에서 오열했다. 상복을 입은 김 대장의 아내와 두 자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김 대장의 영결식은 21일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됐고,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김 대장에겐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과 함께 녹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가족에게 김 대장의 죽음은 비통하고 애통할 따름이다. 김 대장이 없는데 특진과 훈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게 얼마나 위로가 될까.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비슷한 사고가 계속된다. 김 대장의 숭고한 희생이 이 사회가 달라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김 대장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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