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물포고 송도 이전보다 원도심 활성화 논의 시급”…제물포고 이전 포럼

23일 오후 인천중학교·제물포고등학교 총동창회 주최, 제물포고 이전 포럼이 열린 인천 중구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앞에서 중구 주민자치협의회를 비롯한 제고 이전 반대 투쟁위 회원들이 이전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23일 오후 인천중학교·제물포고등학교 총동창회 주최, 제물포고 이전 포럼이 열린 인천 중구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앞에서 중구 주민자치협의회를 비롯한 제고 이전 반대 투쟁위 회원들이 이전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교육복합단지 조성 계획보다 부각되는 제물포고 이전 문제를 넘어, 원도심 개선에 포인트를 맞춰야 합니다.”

인천시교육청의 제물포고등학교 송도국제도시 이전과 관련해 학교의 이전 문제보다는 원도심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주민들은 제물포고 이전 반대 투쟁을 이어나가면서 백지화를 주장, 향후 해당 문제의 해결 실마리가 잡힐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중제고 총동창회는 23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 및 제물포고 이전에 관한 포럼’을 했다. 이 포럼에서 이현식 문화평론가는 제물포고의 신도시 이전 문제보다, 원도심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평론가는 “인천시교육청의 관련 계획 발표 후 교육복합단지 조성 계획은 사라지고 제물포고 이전이라는 문제만 부각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지역 정치권은 10년 전에도 제물포고 이전 반대 목소리만 높였을 뿐 구도심을 어떻게 살릴지 본격적인 문제 제기를 하지 못 했다”며 “소통 창구를 만들어 원도심을 어떻게 살릴지에 포인트를 맞춰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학교를 중심으로한 도시발전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석형 전 인천남부교육장은 “예전에는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이 발전하고 골목상권이 살았는데 지금은 그 의미가 작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학교를 마을 중심에 놓고 문제를 풀어가는 전략을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류 전 교육장은 교육복합단지 조성이 도시재생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도시 재생의 커다란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복합단지 조성도 조심스럽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윤미경 인천시민사회단체 공동대표는 지역사회가 인천의 학생을 중심에 두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제물포고 뿐 아니라 인천에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대한 연구와 분석으로 청소년이 열심히 학업에 임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물포고 이전)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근거와 객관적 자료를 제시해 제물포고 같이 쇠락하는 학교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중구주민자치협의회 소속 회원 약 30명은 이날 포럼에 앞서 제물포고 이전 반대 시위를 했다. 이들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앞에 있는 정문 등에서 약 1시간 동안 ‘제물포고 송도 이전 결사 반대한다’라는 문구가 있는 현수막을 내걸고 침묵 시위를 했다.

앞서 중구주민자치협의회와 새마을회 등 주민단체 8곳은 지난 21일 인천시 중구청 앞에서 제물포고 이전 반대 투쟁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투쟁위는 학교 이전이 원도심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과 학습권을 침해하고, 인구유출 등의 문제까지 유발할 것이라면서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 강모씨는 “시교육청의 이전 계획이 이 정도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 재검토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부디 원만하게 일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지켜본 시민 이모씨는 “정말 이전 문제뿐만 아니라 원도심을 어떻게 살릴 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면서 “시는 물론 시민단체 등 여러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보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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