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대권주자들이 7일 오찬 회동을 하거나 의원 지지모임을 창립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잠재적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참여 의사를 피력, 야권 대권주자간 경쟁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정권교체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한편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임을 확인하는 등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또한 회동에서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 전국민재난지원금 등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고치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윤 전 총장 측 김기흥 부대변인과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이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은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해 야권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을 넘어 실용 정치 시대을 열어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의원 지지모임인 ‘희망오름’ 포럼 창립식을 가졌다. ‘희망오름’에는 당내 의원 103명 중 3분의 1가량인 34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행사에는 의원 50여명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원 지사는 강연에서 “정권교체로 공정한 세상의 첫 문을 열겠다”면서 “정권교체의 절대조건은 야권 단일화다. 모든 범야권 주자가 단일화에 승복·협력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된 시민과의 대화에서 ‘지지율이 낮은 원 지사를 왜 선택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지지율, 이게 깡패여서 가장 고민이지만 계단식으로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에서 제1야당이 대통령후보감을 놓고 이렇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라고 질타하며 “원 지사는 대통령 후보로서 갖춰야 할 자질은 다 갖췄다”고 격려했다.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나머지 공식 입장은 좀 더 준비된 다음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최 전 원장은 지방에 머물다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급히 서울에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 혹은 국민의당 안 대표보다 먼저 입당할 경우 쏠림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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