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 중 가장 넓은 1천63㎢면적 육해공 관할, 노후공장에 실시간 소방시설관리시스템 설치
특수재난 대응 위해 11월 화학대응센터 가동...출산 약자 위한 ‘아이사랑 구급대’ 시범운영
어르신 대상 맞춤형 119안심콜도 적극 홍보
“소방의 최고 목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시민이 필요할 땐 언제든 골든타임 안에 출동해 도움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일 인천소방본부장(57)은 시민이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1월 인천소방본부장으로 취임한 이 본부장은 그동안 인천의 지역적 특성에 맞는 산업분야의 안전을 강화함과 동시에 주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생활안전 분야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품은 대한민국 관문 도시라는 특성이 있어 인천소방당국은 육해공을 모두 관할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신도시 개발에 따라 신규 인구는 꾸준히 유입하고 있고, 원도심은 고령화와 주거 밀집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1960년대 조성한 대규모 산업단지들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 같은 인천의 특성을 파악해 대형화재를 막기 위한 대책들을 다양하게 펼쳐내는 중이다.
그는 “선제적 안전 대책과 함께 예기치 못한 사고가 생겼을 때 스스로 그에 대응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며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살피고 보강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안전에 관한한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만큼 주변의 안전을 위협하는 취약한 요인이 없는지 살피고 개선해 나가는 실천을 시민들과 함께 이뤄가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 나눈 일문일답.
Q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한지 35년째를 맞았는데,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으로의 신념이 있다면.
A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안전한 인천을 넘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시민의 안전의식 향상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기술과 사회가 발전하면서 시민들의 안전의식 수준도 높아졌지만, 크고 작은 재해가 끊이지 않는게 현실이다. 일상에서나, 산업현장에서 안전을 위해 해야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부분들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알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방당국은 화재취약요인 등 생활주변에서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시민들이 함께 호응해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 채널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늘어난 소방 서비스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교육프로그램 등의 개선을 이뤄낸다면 안전한 대한민국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안전분야에서 인천은 어떤 도시라고 생각하나.
A 그동안 인천이 가지고 있는 소방안전 특성을 살피고, 취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집중했다. 기본적으로 인천소방은 육해공을 관할한다. 광역시 중 가장 넒은 1천63㎢ 면적을 차지하고, 연평도, 백령도와 같은 서해 북단의 섬지역까지 관할하고 있다. 도심에서는 신도시 조성 및 재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초고층 건축물이 증가하고 있고, 원도심에는 고령자 주거 밀집현상과 노후 건축물의 안전사고 위협 등 복합적인 양상을 띄고 있다. 또 남동구와 서구 지역에는 노후된 대규모 산업단지와 공장이 많이 있어서 대형화재를 막기 위한 선제적인 안전대책의 필요성을 상당히 느꼈다.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될 때 우리 스스로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미리 갖추어야 하므로 이에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살피고 보강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Q 인천은 대규모 산업단지들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특성이 있는데.
A 화재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공장밀집지역에 대한 안전관리를 위해 화재경계구역을 지정하고 각종 조사와 관계자 교육·훈련 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마친 사물인터넷(IoT)기반 실시간 소방시설관리시스템을 올해 국가산업단지 내 노후 공장 21곳에 설치하고, 2025년까지 총 173곳에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해당 건물의 소방시설이 꺼지거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실시간으로 소방관서에 원격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소방시설의 정지·차단 등의 행위를 사전에 막고, 화재 발생 시 관계인에 신속하게 상황을 전달할 수 있어 화재예방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산업단지는 공장간 인접하고 샌드위치 패널 구조가 많아 화재시 연소확대의 우려가 큰 문제점을 갖고 있다. 초기진압에 실패하면 걷잡을 수 없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신고 초기 단계부터 최고 수위의 소방력을 동원해 화재진압에 나서고 있다. 또 산업단지 내 각종 화학사고에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응을 위해 오는 11월부터 서구 원창동에 119화학대응센터를 설치해 특수재난에 대한 대응력도 한층 높여나갈 계획이다.
Q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소방공무원의 체력적·심리적 건강 유지도 중요할 것 같다.
A 화재현장은 유독가스와 열기 등 소방대원들을 가장 위험한 상황에 노출시키는 작업환경이다. 직원들이 현장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그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신건강 관리를 위해 강화군 양사면에 소방공무원 전용 시설인 ‘심신 휴(休) 센터’를 올해 3월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소방공무원들의 신체적·정신적 직무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전용 심신안정시설이 없었다. 휴 센터에 들러 산 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족과 함께 쉬다보면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도 어느새 한층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심신 휴 센터를 적극 활용하고, 소방학교에 정신건강전문교육 과정을 신설해서 직원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문 상담사가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실’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 출동대 사무실에 ‘심신안정시설’을 설치하는 등 앞으로도 심신건강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사업으로 소방대원 건강증진에 힘쓰겠다.
Q 인천소방본부장 취임 후 만든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저출산·고령화 대비책이다.
A 최근 저출산·고령화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천의 합계출산율은 0.84%로, 전년대비 출생아수 감소율이 전국 2위라고 한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2027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이 예측되고 있다. 소방 입장에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직원들과 고민해 ‘저출산·고령화 대비 소방 미래전략’을 구상했다.
우선 임산부의 정기검진과 병원이송 및 귀가를 돕는 ‘아이사랑 구급대’가 6월부터 미추홀소방서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청소년산모, 장애산모, 다문화산모, 고위험산모 등 출산약자를 우선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일반 산모도 이용할 수 있다. 119로 신고하거나, 안내받은 전용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면 상담이 가능하다.
또한 돌발적 상황에 노출된 아동의 긴급 보호를 지원하기 위해 ‘119안전돌봄센터’설치계획도 갖고 있다. 재난·학대 등을 겪고 긴급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24시간 무료로 운영하는 돌봄센터다. 2023년에 검단소방서 어린이집이 신설되면 본격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119안심콜 서비스 가입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119안심콜은 노인의 주요 병력과 진료병원, 주소, 전화번호 등을 미리 입력해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맞춤형 119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위치 정보까지 상황실로 전송되기 때문에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는 위급한 순간에 꼭 필요한 유용한 서비스다.
Q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A 소방의 최고 목표는 언제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시민이 필요로 할 땐 언제든 골든타임 이내에 출동해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만, 안전에 관한 한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먼저 주변의 안전을 위협하는 취약한 요인이 없는지 살피고 개선하는 실천이 우선이므로 시민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김경희기자
◇이일 인천소방본부장 프로필
-1982년 강릉고등학교 졸업
-1987년 강릉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2007년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도시방재학 석사
-1987년 소방장학생으로 임용
-2010년 서울소방학교 인재개발과장
-2011년 대통령 표창
-2015년 녹조근정훈장
-2017년 충북 소방본부장
-2019년 서울소방학교장
-2021~현재 인천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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