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깃대종, 생태계를 가다 ①] 점박이물범 - 우리 모두가 나서 보호해야 하는 점박이물범

인천 백령도 하늬해변 앞바다에 고개만 내놓고 떠있는 점박이물범. 장용준기자
인천 깃대종 기획 천연기념물 제331호 백령도 점박이 물범. 장용준기자

인천을 대표하는 깃대종인 점박이물범의 보호에 정부와 인천시, 환경단체, 그리고 주민들까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인천시와 황해물범시민사업단 등에 따르면 점박이물범은 30년 이상의 긴 수명, 넓은 분포범위와 뛰어난 이동 능력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점박이물범은 생태교란과 환경 변화에 강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점박이물범은 임신기간이 10개월이 넘는데다 새끼를 해마다 1마리씩만 낳기 때문에 새끼가 성장해 또다시 번식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는 개체수 감소가 곧 멸종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이유다.

또 점박이물범은 번식지인 중국 보하이(渤海)만의 얼음 위에서 출산을 하는 특징이 있는데, 현재 번식지 일대가 급속한 산업개발과 갯벌매립으로 서식지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중국 어선이 수족관 등으로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점박이물범을 불법 포획하는 일도 잦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중국 등과 공동으로 점박이물범 보호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 지난 2000년대 초반 한·중 공동으로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리기도 했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움직임은 많이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백령도 지역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점박이물범 보호에 나서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의 도움을 받아 지난 2013년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구성했다. 이어 2017년에는 백령중·고 학생들이 ‘점박이물범 생태학교 동아리’를 만들어 점박이물범 모니터링과 해양 쓰레기 수거 등의 활동을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시도 올해 깃대종 보호를 위한 주민참여 예산을 편성하는 등 깃대종 지정 이후 후속조치에 들어가고 있다. 시는 내년에 점박이물범에 대한 서식지 실태 조사와 보호방안 마련, 인식개선 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한 용역에 들어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한 중국, 북한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포럼 등을 열 예정”이라며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환경부와 해수부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민우·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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