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천덕꾸러기 신세였지만, 이제는 사람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백령도 용기포항에서 40년 넘게 어업활동을 하는 김진수 선장(64)은 ‘물범지킴이’로 불린다. 점박이물범에게 10년 넘게 먹이를 주고 물범 바위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김 선장은 어려서부터 점박이물범과 함께 자랐다. 김 선장이 해삼과 전복을 따면 점박이물범들이 다가와 장난을 걸만큼 친하다.
그는 “물 속에 들어가 있으면 물범들이 툭 쳐서 돌아보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있기도 하다”며 “이제는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이 익숙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김 선장은 폐어망 등 해양쓰레기로 인해 점박이물범들이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환경을 바꿔보려 나선 것이다. 백령도를 대표하는 점박이물범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활동을 시작한지 벌써 10년째다.
일부 어민은 점박이물범이 통발 속 소라나 노래미 등을 빼먹거나, 통발을 망가뜨린다며 곱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김 선장은 “점박이물범 보호를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어민들이 늘고 있다”며 “오히려 점박이물범이 폐그물 등에 걸려 죽지 않도록 조업하다가도 쓰레기를 치우는 어민도 있다”고 했다.
김 선장은 앞으로도 물범 보호에 앞장 설 생각이다. 또 인천시나 정부 차원의 점박이물범 보호대책 마련도 요구할 계획이다.
김 선장은 “점박이물범을 보호하지 않으면 다른 서식지로 떠날 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오래동안 점박이물범을 백령도에서 볼 수 있도록 모두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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