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리모트미팅 등 플랫폼... 2025년 8~9조 규모 성장 관측
기업은 SNS 활용 이미지 UP, AI·빅데이터 등 IT 기술 접목... B2C 넘어 B2B까지 무한 확장
‘언택트’(Untact)를 뛰어 넘어 한층 더 나아간 ‘온택트’(Ontact)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온택트란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온라인을 통해 외부활동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이후 온택트는 다방면에서 활용되며, 우리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컴퓨터ㆍ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학교수업은 물론이고, 간단한 병원진료ㆍ상품판매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대면’(Contact)의 소통 기능은 유지하면서 시간ㆍ금전적으로 보다 획기적인 경제적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기업들도 너나할것 없이 온택트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온택트 물결이 우리나라 경제에 불러온 변화들을 살펴본다.
■ 대면보다 경제적…화상회의, 기업 일상문화로 자리매김
“다음 주 월요일 오전 회의는 9시. 장소는 각자 집에서”
비대면 기술의 가장 기본으로 불리는 화상회의는 온택트 시대의 핵심 원동력으로 꼽힌다. 회의 과정에서의 콘텐츠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면을 비대면으로 바꿔주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화상회의는 이전에도 있던 방식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접촉의 제한으로 기업의 일상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기업들이 화상회의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는 것은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의 통계 사이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 12월 하루 이용자 수가 1천만명이었던 화상회의 플랫폼 ‘ZOOM’은 비대면 물결을 타고 지난해 4월 3억명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 이와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알서포터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그 중 웹 화상회의 서비스인 ‘리모트미팅’은 금융기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수요가 상당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리모트미팅을 도입한 기업의 28% 가량이 중소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에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을 위해 본격적으로 제품을 도입ㆍ활용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반 비대면 업무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에선 2025년까지 전 세계 화상회의 시장이 8~9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소통이 답이다’…온택트로 소비자와 만나는 기업들
‘무례한 질문이지만 회장님도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NS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질문이다. 최 회장은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격이 없고 대중과의 소통과 요플레 뚜껑도 핥아 먹는 검소한 재벌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기업의 대표들도 SNS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는 개인 SNS를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자사 제품들을 언급하는 게시물에는 어김없이 찾아와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역시 꾸준한 개인 SNS 활동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소소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기업에 대한 편안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견해다. 온택트 시대에 발맞춰 소비자와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재벌이라는 선입견에서 탈피해 소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 수장들의 소통 릴레이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식품ㆍ유통업계에서 소통하는 CEO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밥도 구독해서 먹는다”…생활 속 파고든 구독 ‘열풍’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특정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구독경제의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외식의 부담이 커지면서, 배달서비스와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구독 서비스들이 눈에 띈다. 점심식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잇딜라이트는 전문 MD와 푸트파트너가 함께 밥ㆍ샐러드ㆍ샌드위치 등으로 식사를 집앞까지 배송한다. 하루만 구독할 수도 있으며, 원하는 날짜들을 선택할 수도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원하는 곳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와 함께 배달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정기적으로 오토바이를 빌릴 수 있는 구독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무빙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배달 라이더들에게 오토바이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서비스는 1년 단위로 운영되며, 1개월 단위로 공유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 구독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40조1천억 규모까지 성장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와 AIㆍ빅데이터 등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B2C를 넘어 B2B까지 영역이 확장되며 더 높은 잠재적 성장성을 가진 분야라는 평가다.
■ 라이브커머스, 소통 가능한 ‘홈쇼핑’
코로나19 여파로 유통업계의 디지털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 과정에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온택트 시대의 핵심 사업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제조사나 공장 등에서 실시간으로 상품을 보여주며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간 유통 단계를 건너뛰어 소비자 입장에서 값싼 비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인기로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플랫폼 등 전반적인 유통업계가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들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또 상품만 있다면 누구나 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3조원 규모로 급속히 커졌으며 2023년에는 8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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