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유망주 정선우, “축복받은 신체조건에 노력 얹어 천하장사 꿈”

씨름인 아버지ㆍ육상선수 출신 어머니 둔 타고난 체격조건…올해 전국대회 장사급 2관왕

용인초 정선우.

“운동선수 출신인 부모님께서 좋은 신체조건을 물려주셨습니다. 타고난 재능에만 의존하지 않고 노력을 더해 꼭 천하장사에 오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모래판에 대형 유망주가 등장해 화제다. 주인공은 제51회 회장기 전국장사씨름대회(4월) 초등부 장사급(120㎏ 이하)서 우승한 뒤, 지난 16일 제58회 대통령기전국장사씨름대회 겸 제50회 전국소년체전서 금메달을 획득해 시즌 2관왕에 오른 정선우(용인초 6년).

정선우는 키 180㎝, 체중 120㎏의 당당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기술 또한 뛰어나 또래 선수 중 돋보이는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그의 빼어난 체격 조건은 씨름 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육상 투척 선수 출신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아버지 정민혁씨(47)는 지난 1995년부터 2009년까지 15년간 민속씨름 선수로 활약했고, 어머니 김효숙씨(45)는 투포환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다.

정선우는 초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7년 리틀야구를 시작했지만 경기 중 공을 잡을 기회가 적어 재미를 느끼지 못한데다 3학년 때부터 나날이 커지는 신체조건을 눈여겨본 아버지 정씨가 씨름을 권유, 용인초로 전학해 본격 샅바를 잡았다.

정선우는 “씨름은 긴장감이 유지되면서도 빨리 결판을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며 “내 장점인 힘을 잘 살릴 수 있어 더욱 재미를 느끼고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국씨름대회서 2관왕에 오른 씨름 유망주 정선우(용인초)와 아버지 정민혁, 어머니 김효숙씨
전국씨름대회서 2관왕에 오른 씨름 유망주 정선우(용인초)와 아버지 정민혁, 어머니 김효숙씨

씨름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지난 2019년 전국어린이씨름왕대회에서 반달곰급(55㎏ 이상)과 천하장사급(무제한급)서 두 살 위 6학년생들을 연달아 꺾고 2관왕에 올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체구에 비해 순발력이 좋은데다 매일 오전ㆍ오후ㆍ야간으로 나뉜 하루 4~5시간의 고된 훈련을 꿋꿋이 이겨낼 정도로 성실함이 돋보인다.

기본기의 중요성도 일찌감치 깨달았다. 정선우는 지난 4월 회장기대회 우승 당시 4강서 강민상(강원 원통초)을 완파하고 결승에 올라 우승했지만, 두 달 뒤 열린 전국씨름선수권대회서는 결승서 다시 만나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들배지기만 구사하려다가 첫 판을 따내고도 내리 두 판을 내주며 역전패 했다.

충격적인 역전패에 ‘힘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절치부심한 정선우는 3주 뒤 열린 대통령기대회 결승서 강민상을 만나 밀어치기로만 두 판을 모두 따내 설욕했다.

정선우는 “부모님께서 져도 좋으니 많은 경험을 쌓으라고 격려해주셔서 자신 있게 경기를 하고 있다”며 “지금은 내 신체조건이 좋지만 성인이 돼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기본기 연마에 충실해 천하장사에 등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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