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장르의 작품이 만나 다른 듯 같은 조화를 가져왔다. 강행복ㆍ김상구ㆍ김재홍 세 작가가 만나 이뤄낸 합이다.
수원 해움미술관은 오는 9월30일까지 진행하는 <판화와 회화의 조응> 전시 관련,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판화를 주로 해온 강행복ㆍ김상구 작가와 회화 작업을 해온 김재홍 작가가 만나 공통점을 찾아냄으로써 시작됐다. 세 작가는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해 공통점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작품을 깊게 살펴보면 두 장르 모두 그림을 그리고 새기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8일 열린 작가와의 대화에서 김상구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판화를 단순히 파고 찍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판화의 기본이 되는 건 그림을 그리는 회화이고, 외국에선 잘 나온 판화 작업을 본 후 스케치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세 부분으로 나눠 구분돼 있지만 어쩐지 비슷한 것 같은 이들 작품으로 인해 마치 한 공간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들은 작품을 그리고 새겨넣는 과정에서 작업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특징을 갖는다. 목판화 작업을 해온 강행복ㆍ김상구 작가는 나무판에 조각도로 힘차게 그리고 섬세하게 새겨 넣는다. 상처이자 하나의 무늬를 그리는 것이다. 김재홍 작가는 벗겨지는 피부를 그리면서 사라지지 않는 원초적인 흔적을 표현한다.
이들은 각각 표현하는 대상과 배경 등은 다르지만 그리고 새기는 것을 통해 서로 조화를 만들어간다. 또 각자 세계가 뚜렷한 만큼 작품에 같은 듯 다른 개성을 담아냈다. 김재홍 작가는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이 여러 번 크게 바뀌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한 작품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이면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해균 해움미술관 관장은 “강행복, 김상구 작가의 작품은 서정시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고 김재홍 작가의 작품은 강렬하다”며 “세 작가의 작품 장르와 개성이 다르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하나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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