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정신병원에서 발생한 같은 병실 환자간 살인사건과 관련해 병원 측의 관리 소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1일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7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50분께 강화군의 한 정신병원에서 같은 병실 환자인 40대 지적장애인 B씨의 목을 끈으로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병원은 당시 지적 장애를 앓던 B씨가 다른 환자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소란스럽게 했다는 등의 이유로 침대에 묶어뒀다. 이 때문에 B씨는 A씨의 공격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현행 보건복지부의 정신의료기관 격리 및 결박(강박)에 관한 지침상 환자의 인격과 외부 위험으로부터의 보호 등을 이유로 격리실(1인실)에서만 결박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 같은 지침을 위반하고 B씨를 결박한채 6인실에 다른 환자들과 함께 머물게 했다.
또 통상 끈이나 날카로운 물건 등 극단적 선택이나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물건은 환자가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하지만, A씨는 병원측이 B씨를 결박하고 난 뒤 주변에 남아있던 끈을 범행도구로 이용했다.
특히 두 사람이 평소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병원 측이 이들만 병실에 방치했다는 점도 관리소홀로 꼽힌다.
A씨는 분노조절장애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고, 평소 B씨와 잦은 마찰을 겪어왔다. B씨가 갑자기 시끄럽게 하거나 시비를 건다는 이유로 A씨와 다투기도 했다.
하지만 병원은 분리 조치 등을 하지 않았고, 이들만 남긴 채 범행 당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고,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병원의 관리 소홀 문제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 결박 시 안전을 위해 격리실을 이용한 격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신병원 특성상 위험 물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식사 시간에 간호사 등이 배식으로 잠깐 자리를 비웠을 때 발생한 일”이라며 “30분에 1번씩 환자들의 병실을 방문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결박 등 환자 관리에 관해서는 경찰 조사에 임하고 있으며 답변은 어렵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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