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부녀 메달 여서정…父 한풀이 나선 펜싱 윤지수ㆍ야구 이정후
2020 도쿄올림픽서 ‘2세 체육인’들의 활약이 돋보여 올드 팬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며 신선함을 던져줬다.
이번 올림픽서 여서정(19ㆍ수원시청)은 기계체조 여자 도마서 여자 체조 역사상 첫 동메달을 수확했다.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에 이은 국내 최초 부녀가 같은 종목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철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서 평균 9.756점으로 알렉세이 네모프(러시아ㆍ9.787점)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여 교수는 1차 시기서 9.837점을 받아 선두에 올랐으나, 2차 시기서 9.657점을 받아 정상을 아쉽게 놓쳤다.
그러나 25년 뒤 열린 이번 대회서 딸이 아버지 못지않은 귀중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체육사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또 펜싱의 윤지수(28ㆍ서울시청)도 이번 대회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서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는 과거 프로야구 롯데서 ‘고독한 에이스’로 맹활약 한 투수 윤학길씨(61)의 차녀다.
윤학길은 야구가 시범종목이던 1984년 LA 올림픽에 출전해 한국이 4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당시 윤학길은 예선 2차전서 캐나다를 상대로 5회 구원등판해 5이닝 퍼펙트로 승리투수가 됐으나 대만과의 동메달 결정전서는 연장 14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야구의 이정후(23ㆍ키움)도 한국 대표팀 주전 우익수로 나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은 0.286으로 평범하지만 상위 타선서 고비마다 출루와 타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버지 이종범씨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선수였지만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는 대표팀이 대학ㆍ실업 선수들로 구성돼 빠졌고, 2000년 시드니 대회는 소속팀 주니치 드래곤즈(일본)가 차출을 불허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는 우리나라가 지역 예선서 탈락했고 2008년 베이징 대회서는 노쇠화로 젊은 선수들에 밀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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