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네거티브(negative)’가 판을 친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여야 대선 후보들이 ‘아니면 말고’ 식의 음해성 발언과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중 양강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명낙 대전’으로 불릴 정도로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했다.
이 지사와 이 전 총리 측은 경선 초기 ‘노무현정부 적통 논쟁’과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행적을 둘러싼 공방에 이어 ‘백제’ 논쟁으로 지역주의 논란이 불거졌다. 두 후보는 과거 5·18 구속자부상자회장과 찍은 사진을 서로 들이대며 ‘조폭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도 갑론을박 시끄러웠다.
국민의힘에선 ‘양식장’ 논란이 일었다. 정진석 의원이 페이스북에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못 자란다’는 글을 올리며 ‘돌고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체급이 다르니 다른 대선주자와 달리 취급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멸치’와 돌고래를 동일하게 대할 것이라고 했다. 졸지에 멸치가 된 홍준표 의원은 “돌고래는 사육사가 던져주는 생선에 따라 움직이는 조건반사적인 물고기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여야 간 아내ㆍ장모 리스크가 있는 윤 전 총장과 여배우 스캔들에 휘말린 이 지사를 향한 네거티브 공격이 계속되더니 최근엔 윤 전 총장 측이 이 지사를 향해 ‘성남FC 후원금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부각시켰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은 검사로서도 무능할 뿐만 아니라 악의적 특수부 검사”라고 대응했다.
네거티브 공방은 국민들에게 짜증과 피로감만 더해준다. 검증을 빙자해 상대후보를 물어뜯는데 혈안이 된 막장 공방은 정치혐오만 부추긴다. 국민이 관심있는 것은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이다.
이재명 지사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8일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는 ‘환영’ 입장을 내며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비방전이 두 사람 지지율에 부메랑이 되고 정권 재창출에 독이 될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에 ‘휴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네거티브가 사라질까?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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