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 줄고, 대형주 안 움직여…외인 아닌 개인투자자가 증시 떠받쳐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최근 7개월 동안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흥미를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업계에선 잠시 숨 고르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의 자료를 보면 코스피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올해 1월 25조원대에서 이달 초 10조원대로 대폭 줄었다. 1월11일 44조원까지 치솟던 거래대금은 점차 감소하다 최근엔 약 11조~15조원대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올 초 사상 최초로 3천 포인트를 돌파한 후 최근 3,200선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선 증시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거래가 폭증했다가 줄어들면서 안정세로 접어드는 것은 증시에서 일반적인 모습”이라면서 “거래가 감소했다 해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많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박두성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2부장은 “그간 증시가 많이 오르다 보니 이제는 경계심리가 작용, 관망하며 숨을 고르는 상태로 볼 수 있다”라면서 “시장이 상승할 것이란 확신이 없으면 머뭇거릴 수밖에 없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활황이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변동성이 많이 줄었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강한 호재도, 하락 요인도 없는 상태로 시장의 변동성이 크지 않다”라면서 “주식을 사고파는 흐름, 매매회전율이 약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주가 움직여야 거래대금을 끌어올릴 수 있는데,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쉬고 있다”라면서 “3천 포인트 후반대까지 끌어올릴 마땅한 동력이 없지만, 완만한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 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잠시 정체 상태이기는 해도 국내 증시는 과거와 달리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두성 부장은 “외국인이 매도를 쳐도 급락하지 않는 이유가 개인투자자가 잡아줘서다”라면서 “예전엔 외국인이 우리 증시를 주도했지만 이제 아니다. 개인의 참여가 많으니까 가능한 일이다”라고 평했다.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주식은 전 국민의 자산증식 수단이 됐다라는 황세운 연구위원은 “과거 주식 하면 단타를 떠올렸지만, 요즘은 장기투자와 분산투자가 거론되면서 주식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올라도 적게 올라 체감이 안 되거나, 이미 주가에 금리 인상 요인인 인플레이션까지 반영됐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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