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재건 위해서라면’…경기 전 상대 선발ㆍ트래킹 데이터 제공하는 SSG 전광판

당일 자신의 타구질 확인 및 상대 선발 이미지 트레이닝 효과…“현장 훈련과 프런트의 데이터 야구 결합된 풍경”

13일 오후 3시 인천SSG랜더스필드서 SSG 프런트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전광판에 선수들의 타구질과 당일 상대 선발 투수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경기 전 타자들의 이미지 트레이닝 효과도 있고, 컨디션 점검을 겸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3일 오후 3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홈팀 SSG 랜더스 선수들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사이 전광판은 두 칸으로 나뉘어 왼쪽에는 활자와 숫자가, 오른쪽에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왼쪽에는 타격 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타구 속도, 발사 각도, 회전수, 비거리가 나오고 있었다. 이날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40)는 타구 속도 150㎞ 초반~160㎞ 중반대, 발사각도 16~33, 회전수 1천500~3천 전후의 수치를 보였고 비거리 110~120m짜리 홈런성 타구도 심심찮게 때려냈다.

오른쪽 화면에는 이날 선발 투수인 다니엘 멩덴(KIA)의 투구 모음 영상이 송출됐다. 이날 SSG 프런트는 멩덴의 최근 두 경기 투구인 5월11일 LG전, 5월18일 SSG전 영상을 틀었다. 멩덴이 속구계열 투구 구사율이 51.8%이며, 체인지업 구사율이 적은 반면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 계열이 높다는 점을 강조한 영상이었다.

공교롭게도 멩덴은 지난 5월18일 SSG전서 5이닝 9피안타 9실점 9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당시 멩덴이 포심보다 투심을 많이 구사하고 슬라이더 구사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경기서 다시 포심 위주 투구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 이미지 트레이닝이 꼭 필요했던 참이었다.

SSG 프런트는 매번 홈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시간에 맞춰 이 같은 데이터와 영상을 전광판에 송출하고 있다. 오후 6시30분 경기인 평일 홈 경기의 경우 선수들이 오후 2시30분부터 4시10~20분까지 약 2시간 가량 훈련하기 때문에 이미지 트레이닝과 자기 분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효과가 높다는 평가다.

SSG 타선은 올 시즌 팀 홈런 108개로 선두 NC에 1개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평균 공격 수치를 100으로 계량화 한 wRC+도 105.5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추락을 딛고 올해는 과거 왕조 시절 영광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SSG 관계자는 “경기 준비 과정서 선수들에게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심해 전광판을 활용하게 됐다”며 “현장 훈련과 프런트의 데이터 야구가 결합된 풍경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