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소방서 민병문 팀장, 시집 수익금 소방관 유족에 기부

민병문 팀장
민병문 팀장

“동료 소방관 유족이 용기를 잃지 않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민병문 과천소방서 119안전센터 팀장은 24일 자신의 시집(詩集) 판매 수익금 100만원을 위암으로 사망한 동료 가족에게 전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민 팀장 기부는 지난 7월 첫 수익금 100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민 팀장은 지난 30여 년 동안 소방관 인생을 녹여낸 시집 ‘황색선을 넘나들며’를 펴냈다. 제목인 ‘황색선’은 출동 명령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며 삶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민 팀장이 시집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마음먹게 된 이유는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위암으로 투병 중이던 동료를 떠나 보낸 그는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던 동료가 병을 얻어 숨져도 아무런 예우를 받지 못한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또, 오랜 현장 근무가 원인일지 모르는 지병으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는 동료 소방관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도울 방법을 생각해 왔다.

이번 기부는 민 팀장의 뜻을 잘 아는 박정훈 과천소방서장과 소방관, 지인 등이 한 두 권씩 시집을 구입하면서 작은 힘을 보탰다.

민 팀장은 “소방관들은 화재 등 목숨을 거는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데도, 현장 순직과는 달리 어떠한 예우도 받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앞으로 소방관으로 순직한 유족이 부모에게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소방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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