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가 2021년 1월 28일 ‘2020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1점, 180개국 중 33위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2점 상승, 국가별 순위는 6단계가 상승하였으며 이는 상위 18%에 드는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경제규모 세계 10위권, 군사력 세계 6위, 1980년대 이후 역대 올림픽 세계 10위권 및 세계적 열풍의 K-Pop 등)에 비춰볼 때 아쉬운 점이 많다. 더욱이 OECD 37개국 중에서는 23위로 OECD 평균점수 66.9점에 한참 모자라며 특히,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1964년 설립된 이래 2021년 기준 57년 만에 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은 유일한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겉으로 드러난 수치에 머무를 수는 없다. 국가청렴도를 가늠하는 부패인식지수(CPI)는 공공부문 및 정치부문에 존재하는 부패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세계경제포럼(WEF) 등 3개 기관이 기업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패 관련 인식조사 결과와 독일 소재 비영리 공익단체인 베텔스만재단(BF) 등 7개 기관 애널리스트의 평가 결과를 집계하여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지표다. 국제 투명성기구는 청렴도 70점대를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 50점대는 ‘절대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로 평가한다. 순위와 점수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실망적인 결과다. 더구나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싱가포르가 3위(85점), 일본이 19위(74점)를 차지한 것을 보면 더욱 분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국가청렴도를 높여야 하는가?
첫째, 국가청렴도는 경제성장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2017년 서울대 산학연구단의 ‘부패와 경제성장률 간의 상관관계 연구’에서 2016년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CPI)인 53점을 기준으로 산출할 때 5년간 CPI가 10점 상승하면 GDP가 첫 해에만 1조 원이 증가되고, 5년간 총 GDP는 67조 원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한국행정학회는 국가청렴도가 1점 상승하면 1인당 국민소득(GNI)이 4,713달러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또한 국가청렴도 10위권 국가인 덴마크, 뉴질랜드, 스웨덴, 스위스, 노르웨이 등의 국가는 1인당 국민소득(GNI)이 4만달러 이상 선진국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둘째, 국가청렴도가 높은 나라는 국민들의 행복지수 또한 높다.
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21년 세계 행복보고서’에 의하면 국가들의 부패인식 지수(CPI)와 행복지수가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 행복지수 국가별 순위와 점수를 보면 1위 핀란드(7.84점), 2위 덴마크(7.62점), 3위 스위스(7.57점), 4위 아이슬란드(7.55점), 5위 네덜란드(7.46점) 이며 우리나라는 62위로 5.85점을 기록하였다.
셋째, 반부패법 시행과 경제성장과의 연관성이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로 알려진 보츠와나(청렴도 60점, 35위)는 196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60년대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지만 1994년 반부패법을 제정하고「부패 및 경제범죄원, DCEC」을 설립, 강력한 반부패법 시행과 중고교부터 정규교육과정에 청렴교육을 실시하여 외국인 투자자에게 신뢰를 제공해 아프리카 최상위권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아시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인 싱가포르도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할 시기에는 부패가 만연해 희망이 보이지 않았지만「부패행위조사국」(고위공직자와 재벌 등 권력층 감시 기구)을 운영하고 부패 혐의자는 영장 없이 체포와 수색을 하며 뇌물수수자는 10만 싱가포르달러(약 9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5년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등 과감한 부패 척결 정책을 펼쳐 국가경쟁력 세계 2위와 1995년부터 현재까지 아시아 최고의 청렴국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우리가 왜 국가청렴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는 자명해졌다.
2015년 우리나라가 국가청렴도 56점을 받아 37위에 머무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 27위를 차지할 당시 ‘한국은 경제 선진국이면서도 개발도상국의 부패 수준에 머물러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오명을 들었다.
현 정부는 2017년 7월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5개년 계획으로 ‘국가청렴도 20위권 도약’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문턱을 못 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부정부패 탓이다.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부패해서 망한 나라는 있어도 청렴해서 망한 나라는 없었다. 이제 부정부패의 척결은 선진국으로 가는 유일한 선택의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용남 포천교육지원청 감사담당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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