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상 수상자이자 <체공녀 강주룡> 등으로 여성들의 삶과 연대를 이야기했던 박서련 작가의 열 번째 소설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가 출간됐다.
책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청년 9명의 이야기다. 하루하루를 견디며 무탈하게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책은 9편의 짧은 소설로 구성됐다. SF부터 코미디, 공포, 드라마 등의 짧지만 개성이 뚜렷한 이야기들이 독자를 기다린다.
주인공들은 24시간 지하 만화 카페에서 한밤중에 아르바이트하다가 사건을 겪거나 인턴에서 정규직이 되고자 노력하던 중 같은 팀의 여 대리가 겪는 부조리한 일에 공감하고 슬퍼한다. 군에 입대한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활동에 몰입하기도 한다. 특히 책 속 ‘거의 영원에 가까운 장국영의 전성시대’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SF 소설로 1999년 겨울밤, 라면과 ‘아비정전’ 비디오를 옆구리에 끼고 홀로 귀가하던 배우 지망생 맹순영이 먼 미래에서 왔다는 한 인물과 만나면서 기적이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많은 사랑을 받으며 최근 재개봉 붐이 일었던 장국영을 다룬 점이 더 인상깊다.
이들은 불공평하고 답답한 현실에서도 쉬이 주눅 들지 않고 서로 손을 내밀며 사랑을 이어나간다. 우습고 슬픈 처지에 놓인 이들의 상황으로 독자들의 감정선을 건드린다. 값 1만4천원.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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