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벌레 박멸을 위해 알부터 성충까지 끝까지 찾아 없애겠습니다”
30도 안팎의 무더위를 보인 지난 20일 오후 3시께 군포 수리산 중턱. 해발 475m의 수리산 등산로와 나무 곳곳에 돌발해충인 ‘대벌레’가 포착됐다. 대벌레를 포착한 경기도 대벌레 퇴치반은 그 즉시 방제차량에 연결된 호스를 뽑아들어 방제약을 대벌레에게 살포하기 시작했다.
방제약품을 맞은 대벌레는 나무에 바짝 붙거나 땅에 최대한 밀착, 최대한 약품을 맞지 않으려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퇴치반은 이 같은 대벌레의 모습에 일회성으로 약품을 뿌리지 않고 대벌레가 죽을 때까지 2, 3회 거듭해서 악착같이 대벌레를 향해 약품을 쐈다.
방제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곳에서도 퇴치반의 ‘대벌레 악전고투’는 계속됐다. 대벌레가 산속에서 발생하는 만큼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곳에서는 퇴치반이 일일이 막대기로 대벌레를 찍어눌러서 없애야하기 때문이다. 길이 1m, 끄트머리에 솔이 달린 막대기로 퇴치반은 약품이 닿지 않는 곳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대벌레를 없앴다.
산속에서 진행되는 작업이다 보니 안전을 위해 퇴치반의 기본 복장은 긴 팔 긴 바지, 얼굴을 가리는 페이스쉴드가 기본이었다. 여기에 마스크와 두터운 장갑, 조끼를 입었다 보니 퇴치반은 연신 구슬땀을 흘리며 대벌레 퇴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기도내 수리산과 청계산 일대에 돌발해충인 대벌레가 집단으로 발생, 경기도가 대벌레 박멸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돌발해충인 대벌레 발생 피해 신고를 접수, 피해상황 조사를 벌인 후 대대적인 방제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원은 150여명이 동원돼 박멸작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 달 6일까지 방제작업을 진행한 뒤 대벌레 포함한 매미나방 등 병해충의 알과 유충 제거 작업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또 등산객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끈끈이롤 트랩 설치, 털어 잡기 등 주변 환경과 영향을 고려한 맞춤형 방제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나뭇잎을 갉아먹는 대벌레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 식물들이 광합성을 할 수가 없어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는 곧 다른 곤충들과 동물들이 죽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대벌레가 급격하게 늘어나 나뭇잎을 갉아먹게 되면 나무들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그러면서 다른 곤충과 식물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곧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천적 감소, 급격한 기후변화 등으로 돌발해충 발생 빈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도내 산림에 집다 발생한 대벌레은 물론 해충을 없애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나무 모양의 ‘대벌레’는 성충 시 7~10㎝까지 자라며 나뭇잎을 대량으로 먹어치워 활엽수를 가해하는 곤충으로 산림 미관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이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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