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상권’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뚫었다

1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특수상권이라 불리는 휴게소마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난으로 빈 점포가 발생했다. 김경수기자
1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특수상권이라 불리는 휴게소마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난으로 빈 점포가 발생했다. 김경수기자

‘철옹성’ 같은 특수상권으로 상인들의 부러움을 샀던 경기지역 고속도로 휴게소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업장 내 거리두기와 관광객 감소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며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등 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일 찾은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안성휴게소. 5명 남짓한 고객 사이로 굳게 문이 닫힌 핫도그 전문점이 눈에 띄었다. 매출이 줄어든 업주가 계약기간을 8개월여 남겨두고 지난 4월 폐업한 것이다.

인근 상인 A씨(43)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고정 지출은 그대로인데 매출은 급감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난 점포가 2~3곳이 된다”며 “한 때는 풍부한 유동인구에 객단가가 높아 돈이 있어도 쉽게 입점하지 못하는 곳이었는데 이젠 옛말이 됐다”고 혀를 찼다.

1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 경영난에 빈 점포가 발생하자. 다른 옷 가게 메장의 옷들이 대신 전시돼 공간을 메우고 있다. 김경수기자
1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 운영난에 빈 점포가 발생하자 다른 의류매장의 옷들이 대신 공간을 메우고 있다. 김경수기자

기흥휴게소에서 10년 넘게 의류업에 종사 중인 B씨(50)도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여파로 고객 발길이 크게 줄어 매장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2013년 오픈 당시 연매출 수십억원을 달성한 이후 10억원대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던 이 매장은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해 연매출이 3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올해는 8월까지 수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치며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B씨는 “휴게소 의류 매장은 산악회 등 단체 관광객들이 주 고객인데, 코로나 확산 이후 단체 관광객이 전무하다시피 줄어 매출이 급감했다”며 “값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혼자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푸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이후 고속도로 이용객이 크게 감소했고, 이는 휴게소 자영업자들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을 위해 올해 1분기 300억원 규모의 임대료 납부 유예 및 방역 비용을 지원했으며, 지속적인 상생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10~25일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39.4%가 현재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폐업을 고려 중인 자영업자 중 94.6%는 경영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매출액 감소(45.0%)가 가장 많았고, 고정비 부담(26.2%), 대출 상환 부담ㆍ자금 사정 악화(22.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김경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