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수 출신ㆍ청력 부족 핸디캡 열정으로 극복…13일 신인 드래프에 관심 집중
“청력이 약하기 때문에 남들 못지 않은 주력을 앞세운 노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보여줄 준비도 마쳤습니다.”
독립야구경기도리그 시흥 울브스의 외야수 김동연(22)은 2주 앞으로 다가온 ‘2022 KBO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프로 진출을 위한 각오를 피력했다.
비 선수 출신인 김동연은 좌투우타 외야수로 약한 청력을 딛고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번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김동연은 선천적으로 청력이 약해 두 살때부터 보청기를 착용해왔다. 부산서 리틀야구를 거쳐 중학팀으로 진출하려 했지만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야구 선수의 꿈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김동연은 “영화 ‘글러브’를 보고 청주 성심학교에 입학해 야구를 계속해야 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만 뒀다”며 “이후 주기적으로 야구 아카데미에서 개인 레슨과 훈련을 쌓으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좌투우타는 과거 리키 헨더슨 정도를 제외하면 많지 않았다. 어린시절 우투우타였지만 당시 류현진 선수가 롤 모델이라 공을 왼손으로 던지게 되면서 좌투우타가 됐다”라며 “청력이 타격과 수비에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보청기보다는 제 스윙과 수비를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연은 2019년 배화학교 졸업 후 일본 독립리그의 고치 파이팅독스에 입단했었다. 일본 독립야구의 수준이 높지만 그 동안 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입단 테스트를 통과해 한 시즌을 치렀다. 야구가 너무 하고싶어 인터넷으로 고치 파이팅독스 입단 방법을 모색한 덕분이었다.
이후 김동연은 올초 시흥 울브스에 입단해 프로야구 두산 출신인 서동환 구단주와 진야곱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시흥 소래중과 정왕야구장 등에서 하루 3~4시간의 팀 훈련이 끝나면 1시간 이상 개인 훈련을 한다.
월급을 받는 일본 독립리그와 달리 국내 독립리그는 회비를 내야 팀에서 뛸 수 있고, 숙식 제공에도 한계가 있어 김동연은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그는 언젠가는 자신의 노력이 빛을 발할 것이란 생각에 오늘도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과거 야구계에서는 박재용(해태)과 이시이 유야(니혼햄) 등이 난청과 선천적인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프로 무대서 활약했었다. 김동연이 13일 열릴 드래프트에서 뽑혀 자신과 야구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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