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송도~수원~한대앞 52㎞ 구간 단계별 연결
수원 고색·오목천역 신설… 누적 승객 305만명 달해
지하화 상부 공간엔 ‘사람길’ 등 쉼터·편익시설 조성
‘꼬마기차’가 달리던 협궤철로를 따라 수원시민들의 미소가 번지고 있다. 지난해 25년 만에 완전 개통된 수인선 구간 중 수원시 구간이 지하화되면서 상부공간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산책로로 이용하고 있는 덕분이다.
■수송의 역사와 함께 달린 수인선
수원과 인천을 잇는 수인선은 역사의 궤적을 따라 달렸던 열차다. 침탈이 극심하던 일제 강점기, 경기 동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쌀과 경기만 염전지대에서 만든 소금 등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탄생한 노선이 수인선이다. 궤도 간격이 표준보다 좁은 협궤선으로, 총 52㎞ 구간에 17개 정거장으로 시작됐다. 초기에는 주로 화물을 수송했으나 점차 여객 기능도 향상해 수원~화성~안산~시흥~인천이 교류하는 주요 수단이 되면서 ‘꼬마열차’라는 애칭도 얻었다.
수인선은 1970년대 급격한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존폐의 기로에 섰다. 도로망이 확충된 가운데 1977년 수원~인천 간 산업도로가 개통되고, 화물 운송 기능이 도로로 변경되면서 수인선은 폐선의 길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1977년 9월부터 화물 수송이 중단되고, 제한적인 여객 수송만을 담당하다가 1995년 12월31일 한대앞~수원 간을 마지막으로 수인선은 멈췄다.
이후 수인선 복선전철 건설사업으로 일반 전철로 추진된 수인선은 단계별 개통으로 다시 수도권 서남부를 연결하고 있다. 수인선은 ▲1단계 2012년 6월30일 오이도~송도 구간 ▲2016년 2월27일 송도~인천 구간 ▲2020년 9월12일 수원~한대앞 등의 순으로 개통되며 25년 만에 완전히 부활했다.
■오목천역ㆍ고색역 등 편리해진 서수원
지난해 9월12일 운행을 시작한 수인ㆍ분당선은 수원시민들의 교통편의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우선 분당선과 직결되면서 시민들이 안산과 시흥을 거쳐 인천으로 가거나 용인과 성남을 거쳐 서울로 진출하는 새로운 루트를 만들었다. 개통 이전에 수원에서 인천으로 이동하는 데는 90분이 걸렸는데, 수인선은 이를 70분으로 대폭 단축한다.
특히 수인선 수원 구간에는 고색역과 오목천역이 신설돼 철도 이용에 소외됐던 서수원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높였다. 수원시의 경계지역인 오목천역 인근에서 수원시 중심부인 수원시청 인근으로 오려면 버스로 환승까지 해 40분이 걸렸으나 현재 수인선을 이용하면 11분 만에 수원시청역에 도착한다. 시간을 잘 맞추면 30분 가까이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이용객 수는 대폭 증가했다.
우선 고색역은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덕분에 개통 후 지난 7월 말까지 11개월간 누적된 승하차 인원이 176만여명에 달한다. 첫해인 2020년 일평균 4천438명(승차 2천240명, 하차 2천198명)이었던 이용객 수가 올해는 5천998명(승차 3천46명, 하차 2천952명)으로 대폭 늘었다.
수인ㆍ분당선 수원 구간의 마지막 역사인 오목천역은 같은 기간 129만여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이용객 수는 2020년 일평균 3천562명(승차 1천860명, 하차 1천702명)에서 올해는 4천226명(승차 2천192명, 하차 2천34명)으로 20%가량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수원시 외곽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다소 불편한 지역이었으나 수인선이 생기면서 인근 중ㆍ고등학교와 대학교 등 학생들의 이동 편의가 높아졌다.
■수인선 지하화 상부공간, 주민 쉼터가 되다
수인선 수원 구간은 서수원권 주민들에게 이동의 편리성뿐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당초 수인선 수원 구간은 옛 수인선 구간 그대로를 활용하는 지상철로 계획됐다. 시민들은 지상으로 철길이 놓이고 열차가 달리게 되면 철길을 사이에 둔 두 지역은 단절될 수밖에 없고 소음 등 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수원시는 이 구간 지하화를 추진, 2013년 3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수인선 제2공구 수원시 구간 지하화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는 1천92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덕분에 수인선 수원 구간 지하화로 상부공간에는 ‘사람길’이 생겼다. 지하에 건설된 수인선 상부공간은 공원화를 통해 주민들에게 환원된 것이다. 고색동에서 오목천동으로 이어지는 3.5㎞ 구간이 길게 연결돼 선형으로 끊기지 않고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수인선 하늘숲길’이 됐다. 올해 말 준공이 예정돼 있으나 현재도 시민들이 산책 등으로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수인선 하늘숲길은 이팝나무, 왕벚나무, 대왕참나무,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억새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심어 도심 속 숲길을 재현했다. 옛 철로를 활용해 독특한 경관을 연출하고, 곳곳에 가미된 고즈넉한 풍경이 마음을 편안해지게 하는 곳이다. 산책로 곳곳에 쉼터와 소규모 광장 등이 마련됐다.
■주민 편익을 위한 수원시 노력은 계속된다
수원시는 수인선 상부 공간을 공원화하면서 주민편익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것이 협궤터널이다. 수인선이 통과하던 189m의 협궤터널은 수원시와 화성시의 경계에 위치한다. 국내에 현존하는 유일한 협궤터널로, 보존 및 활용 가치가 높다는 점에 주목한 양 도시는 시민들이 왕래할 수 있는 보행터널로 재탄생시켰다. 터널 내부에 수원시와 화성시의 경계점을 표시했다.
또 수원시는 수인선 하늘숲길 구간 중 도로와 하천 등으로 단절된 구간에 보행입체시설을 설치해 끊이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있다. 황구지천이 지나는 구간과 서부로로 단절된 길에 교량을 설치해 시민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오목천역에 설치된 환승주차장을 역사와 연결하는 통로를 추가로 만들어 인근 지역 주민들이 차량을 타고 지하철을 환승하러 왔을 때 외부로 나가지 않고 지하로 연결되도록 하는 공사도 마쳤다. 향후 환승주차장이 오픈되면 시민들은 보다 편리하게 수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폐선된 세류삼각선을 활용해 설치한 세류삼각선 자전거도로도 수인선 하늘숲길과 연결되도록 했다.
특히 현재 3개 출입구가 설치된 고색역에는 4번 출입구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인선 수원 구간 상부 공원화로 조성된 하늘숲길이 시민들에게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하겠다”며 “앞으로 수원발 KTX, GTX-C노선, 동탄인덕원선까지 개통되면 수원은 동서남북을 잇는 철도망으로 더 많은 시민이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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