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 오르는 데 우리 집만 안 올랐다’/이게 추석상에 오를 화두일 것이다

여야의 대선전이 극단적으로 흐르고 있다. 상호 비방과 고소ㆍ고발이 위험수위를 넘었다. 가히 사활을 건 총력전이라 해도 무방하다. 옳고 그름은 잠시 제쳐 두고 보자. 이 결전이 벌어지는 시기를 주목해 볼까 한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코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 정국이긴 하나 역시 추석은 명절이다. 이른바 추석 화두라는 것에 정치가 예민해질 때다. 이 추석 화두를 잡으려는 정치권의 ‘대권 송편 만들기’다.

기본적으로는 대선이 오를 것이다. 정치는 늘 매력적인 추석 화두였다. 그러나 그보다 자주, 심각하게 논의될 얘깃거리가 있다. 부동산 폭등 정국에 대한 민심이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 얘기가 주를 이룰 것이다. 폭등의 중심은 수도권이었다. 수도권 추석 상에서 집값 논쟁이 중심이 될 것이다. 수도권 집값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폭등’을 기록 중이다. 일주일새 1억원, 한 달 새 두 배 뛰는 현상이 곳곳에 있다.

지금도 주변에서 벌어진다. 정부가 지난달 신규 택지 지구를 발표했다.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집값 폭등 조짐이 시작됐다. 화성 봉담은 9월 첫주 아파트 매매 가격이 0.79% 올랐다(이하 한국부동산원 자료). 1만7천가구 규모 봉담3지구 조성 계획이 확정된 곳이다. 군포(0.68%) 안산(0.44%)도 들썩댄다. 이런 지역이 선도하면서 경기도 집값 상승률은 5주 연속,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8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목할 건 이런 지역 평균 집값 상승의 비현실성이다. 집값 폭등은 지역이 아니라 지점으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군포 지역의 집값 상승은 전체 지역이 아니라 군포역 주변 특정 아파트 가격이 주도한다. 개발지와의 관계, 교통 인프라 접근성 등에 따라 지극히 세분화된다. 시군 지역을 기준으로 매기는 집값 변동이 실제와 다른 이유다. 아주 많은 시민들이 ‘다 오르는 데 우리 집값만 안 오른다’고 말하게 되는 이유다.

결국, 추석에 오를 집값 화두의 방향도 그렇게 예상된다. ‘우리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희망이 아니라 ‘우리 집만 안 오르고 있다’는 좌절일 가능성이다. 부동산 폭등이 만들어낸 ‘벼락 거지’와 뒤섞여 추석 상에 오를 비관적 화두다. 무주택자나 사회 초년병들의 좌절감은 또 얼마나 폭발하겠는가. 집값, 코로나, 폐업, 취업…. 추석 상에 오를 화두가 올해만큼 참담한 적도 없었다. 어찌 보면 대선이 제일 배부른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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