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손태영이 22편의 산문을 통해 우리나라 시사에 남을 열아홉 시인의 작품을 해설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우리가 알던 기존의 한국시 해석에 반기를 든다. 시인은 책을 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시의 내적 구조와는 별개로 읽고 시의 내용과 다르게 습관적으로 읽어온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정형화된 문학 교육에 의해 시를 잘못 읽어왔던 결과이다.”
<잘못 읽어왔던 한국시 다시 읽기>(빗방울화석 刊)는 국내 대표적인 시인들의 시를 다시 해석하고, 세밀한 비평적 해설을 더한다. 김우진, 김소월, 한용운, 이상, 김영랑, 김기림, 정지용, 백석, 이용악, 윤동주, 이육사, 박두진, 김광섭, 김수영, 박용래, 김종삼, 고은, 황동규, 신대철 시인 등이다. 저자가 책에서 가장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것은 “시를 있는 그대로 읽자”는 것이다. 시가 가진 내적 구조는 시인의 의도와 시에 자연스럽게 담긴 정서의 구조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거기서 권위 있는 학설에 기대거나 지난날부터 관성적으로 해석하는 방식, 시와 직접적인 관계없는 사회상황이나 전기적 사실을 결부시켜 읽는 방식 등을 과감히 배제한다. 평소 관념적으로 읽어왔던 한국시를 다시 해석하고 읽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값 1만3천원.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