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눈치 보이죠”…코로나19 팬데믹에 유학생들 ‘전전긍긍’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유학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16일 교육부의 ‘2020년 국외 고등교육기관 한국인 유학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학생 수는 19만4천91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만8천84명 줄어들었고, 지난 10년간 통틀어 가장 낮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저지주립대 약대 3년생인 강민구씨(22)는 가을학기를 앞두고 지난 7월 귀국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요식업에 종사하는 집안 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져 국내에 잠시 머물며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성남시 분당구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유학길에 오른 강씨는 안정적인 직장과 미래 전망 등을 고려해 6년제인 약대에 입학했고, 대학 등록금과 아파트 월세 등을 포함한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지원받아 학업에 매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부모님의 수익은 반토막 이상 줄어들었다. 특히 그 와중에도 자신의 학비를 위해 대출을 알아본다는 동생의 말을 듣고 국내로 돌아왔다.

강씨는 “부모님께서는 지금껏 노력한 게 있으니 얼른 졸업해 미국에서 정착하길 원하신다”면서 “그러나 한 해만 해도 수천만원이 훌쩍 넘는 등록금과 집안이 어려워지는 것을 보면서 눈치가 많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캐나다에서 음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하나씨(29세·여)도 최근 귀국을 고려 중이다. 해가 지날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여건에다가,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실기가 중요한 과목마저 모두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진로에 불안함을 느껴서다. 초ㆍ중ㆍ고 한인 레슨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고는 있다지만, 나이도 있는 만큼 한국에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 것도 눈치보인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나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경제적으로 지원받고 있는 유학생들 모두 같은 심적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물론 이 계기로 더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감에 빠져 귀국하는 친구들도 주변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 유학전문업체 관계자는 “어렵게 비자를 받고 유학길에 나섰지만, 귀국해 들어오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조기 유학에 대한 상담 사례도 전년 대비 40% 정도 줄었다. 코로나19가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까지 심리적인 영향을 끼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경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