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대학ㆍ일반부 제외에 선수들 망연자실…‘거센 후폭풍’

정부가 오는 10월8일 경상북도에서 개막하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를 대학ㆍ일반부를 제외한 고등부만 치르기로 결정하자 선수와 지도자들이 크게 반발하며 대안마련을 요구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23일 전국체전 경기도대표인 대학ㆍ일반부 선수와 지도자들은 “정부가 대회 개막을 불과 20일 앞두고 대학ㆍ일반부를 취소키로 한것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처사다”라며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하루 빨리 대안을 마련해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가 고등부만 개최하는 이유를 ‘입시 성적 반영’으로 들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미 2022학년 대학입시 수시모집의 운동특기자 전형이 지난 14일로 마감된 데다 전례를 볼 때 고교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전국체전 이전에 진로가 결정난다는 것이다.

일선 지도자들은 오히려 전국체전 성적이 필요한 것은 실업팀 입단을 앞둔 대학 선수들과 연봉 협상에 중요한 잣대가 되는 일반부(실업) 선수들이라는 주장이다.

A대학 감독은 “고교 선수만 학생이고 대학 선수는 학생도 아니냐. 대학 졸업 선수들이 실업팀에 입단할 때 전국체전 성적에 따라 연봉이 수 천만원씩 차이가 나는데 중대본이 이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면서 “우리팀 선수 가운데 체전에 맞춰 많은 사비를 들여 재활하던 선수 한명은 실망감에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또 B대학 감독인 C교수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자주 대회가 열리지 못한 상황서 전국체전 만을 바라보고 준비한 선수들이 취소 소식을 접하고 망연자실했다. 추석 연휴에도 고향에 가지못한 제자들을 위로하며 함께 음식을 배달해 먹이면서 애처롭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전국체전 취소에 무너져 내린 건 일반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해 미개최된 이후 이번 대회만 바라봤던 선수들을 지도했다는 도내 한 실업 레슬링팀 감독은 “창단 이후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다른 팀들과 2주간 태백서 전지훈련을 통해 강도높은 훈련으로 기량을 다졌다”라며 “그런데 전지훈련 마지막날 취소 소식을 듣고 모두 맥이 풀렸다. 어떻게 선수들을 위로하고 추스려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 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체육회 관계자는 “그동안 시ㆍ도체육회에서는 정상 개최를 계속 주장해왔는데 방역 당국에 의해 대학ㆍ일반부를 제외시켜 당혹스럽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를 통해 시ㆍ도의 의견수렴 과정을 갖겠다고 전해옴에 따라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선 지도자들은 “연기 개최든 분산 개최든 시간이 없다. 빠른 시일내에 방향을 결정해야 더이상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정부의 재고와 전문체육을 살리는 슬기로운 결단을 촉구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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