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수도권팀들 “백신접종 완료자 만이라도 입장 허용을…”

‘가을야구’ 앞두고 무관중 지속에 깊은 시름…지방 팀들과 형평성 고려, 부분입장 요구

프로야구 KBO리그 수도권 구단들이 3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무관중 경기로 선수 사기 저하와 입장수입 감소에 따른 재정난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에 대한 입장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관중없이 리그 경기를 치르고 있는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 전경. 경기일보 DB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 가면 벌써 포스트시즌 분위기가 느껴져 부럽기만 합니다. 우리는 한국시리즈(KS)에 올라가도 무관중 속에 경기를 치르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수도권의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창단 이후 첫 KS 직행을 노리고 있는 프로야구 선두 KT 위즈의 한 관계자는 텅빈 관중석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시즌 개막 후 경기장 수용인원의 30% 입장을 유지하던 KT와 인천 연고의 SSG, 서울 연고 두산ㆍLGㆍ키움 등 수도권 5개 팀은 지난 7월 12일부터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2개월 가까이 무관중 속에 리그를 치르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대구), 롯데(부산), KIA(광주), 한화(대전), NC(창원) 등 지방 연고 5개 팀은 3단계 상황이어서 30% 관중 입장이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다 관중이 입장했던 프로야구는 두 시즌째 무관중 경기 지속으로 선수들의 사기 저하와 더불어 각 구단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있다. 이러다가 공멸할 것이라는 우려감 마저 일고 있다.

특히 수도권 팀들의 운영난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수도권 구단들은 100억원대 안팎의 재정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이 보다 더 적자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도권 연고 5개팀 중 4개팀 이상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자 각 구단들은 오는 10월 4일부터 적용될 ‘사회적거리두기 조정안’(1일 발표)의 4단계 2주 연장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각 구단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프로야구단들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 2차 접종을 마친 접종 완료자에 대해서는 일반 음식점 출입에 예외 조항을 두는 것처럼 경기장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구단의 관계자는 “실내인 음식점 등에 비해 야구장은 탁트인 야외 공간으로, 접종 완료자에 한해 좌석별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 입장시킨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타 지방 구단들처럼들처럼 30% 입장, 그것도 접종 완료자 만이라도 제한적으로 허용해 형평성을 유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 구단들은 와일드카드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KS 등 포스트시즌도 무관중으로 진행될 경우 시즌 종료 후 수익금 배분에서도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관중 입장료와 스폰서십 등으로 조성되는 수익금은 전체의 20%를 정규리그 우승팀에게 주어지고, 나머지 80%를 100으로 놓고 KS 우승팀 50%, 준우승팀 24%, 3위 팀 14%, 나머지 포스트시즌 진출 2개팀 배분 구조로 이뤄진다. 따라서 창단 첫 정규리그와 KS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KT의 경우 무관중 경기가 시즌 종료까지 이어진다면 수익금은 턱없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구장을 임대해 사용하는 프로구단과의 입장료 수익금을 배분하는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역시 2년째 대부분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뤄지면서 경기장 임대 수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방역당국의 탄력적인 관중입장 허용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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