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ㆍ 작가..평범한 시민 손길로, 자생 힘 쏟는 거리

평택시 신장동에 위치한 수제 양복점에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있다.
평택시 신장동에 위치한 수제 양복점에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도 테마거리ㆍ특색골목 곳곳엔 지역주민과 예술인들의 땀방울 어린 손길이 닿아있다. ‘우리 동네 우리가 꾸미자’라는 마음으로 제마다 자발적인 공동체를 꾸려 지역만의 문화를 키우는 데 앞장선다. 작게는 동네를 알리는 전시부터 크게는 지역 전반에 걸친 축제까지 평범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그 모습은 다양하다.

먼저 안양시 동안구 중앙공원 ‘차 없는 거리’에선 매년 안양지역 예술인들이 안양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간다. 2000년부터 이어져 온 안양시 대표 축제 안양시민축제의 장을 꾸미기 위해서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상 온라인으로 개최하지만 20여년간 예술인들이 가진 재능을 펼치는 데엔 이만한 축제가 없었다. 안양시민축제를 통해 미술품 전시나 청년 아티스트 공연 등을 진행, 거리를 알록달록 장식해왔다. 시민이 직접 만들고 참여함으로써 지역 예술인 공동체를 형성하는 등 문화 커뮤니티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평택시 신장동 솜씨로 맵씨로에서 진행된 테일러샵 전시
지난해 평택시 신장동 솜씨로 맵씨로에서 진행된 테일러샵 전시

수원시 ‘행리단길’에선 작은 갤러리인 대안공간 등의 공간을 통해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 등 그야말로 ‘예술인들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연극과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사진 갤러리 등 행궁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 모습을 그들만의 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건 평택시 신장동 ‘쇼핑거리’다. 수제 패션의 성지로 불리는 이곳에서 상인들은 패션거리 부흥과 활성화를 위한 전시를 열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열린 전시는 타지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쇼핑거리 내 8곳의 양복점 상인들은 손수 만든 양장과 드레스, 가죽 재킷, 유니폼 등을 작품화하며 수제 양복의 역사와 만드는 과정 등을 되돌아보게 했다.

쇼핑거리에서 30여년간 수제 양복점을 운영한 윤광우 송탄상공회 회장(68)은 “많은 사람이 신장동에 수제 양복점이 있는지, 여기가 쇼핑거리인지 잘 모르고 있다. 지나다니는 외국인들은 흘깃 보고 신기하게만 여길 뿐 이곳의 특색을 잘 알진 못한다”며 “지난해 전시 역시 지역상인들과 함께 우리네 거리와 수제 양복 문화를 알리기 위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회장은 “거리를 살리며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평범한 시민들”이라며 “항공기 시범조종, 코워킹 스페이스 등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축해 또 다른 문화를 발굴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평택시 신장동 솜씨로 맵씨로에서 진행된 테일러샵 전시
지난해 평택시 신장동 솜씨로 맵씨로에서 진행된 테일러샵 전시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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