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남동에게 희망을 뺏지 말라" 거리로 나선 FC남동

7일 오후 인천 남동구청사 정문에서 김정재 FC 감독이 구의회의 FC남동 지원 조례 통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경희기자
7일 오후 인천 남동구청사 정문에서 김정재 FC 감독이 구의회의 FC남동 지원 조례 통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경희기자

“단순히 성과가 있느냐 없느냐만 판단하지 말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와 꿈을 뺏지 말아달라는 얘기입니다.”

7일 오후 2시 인천 남동구 구청사 정문 앞. 김정재 남동구민축구단(FC남동) 감독은 ‘FC남동은 희망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그라운드가 아닌 거리에 섰다.

앞서 남동구의회 총무위원회는 구가 제출한 ‘FC남동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성과가 많지 않아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구는 지원 기간을 무제한으로 설정한 기존 발의 조례를 바꿔 다시 2년간의 지원을 명시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역시 구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을 얻는다.

구는 2019년 FC남동이 창단할 당시 구의회에서 찬반 논란이 거세자 지원 기간을 2년으로 한정한 한시적 조례를 만들어둔 상태다. 현행 조례상 FC남동에 대한 지원은 올해까지만 가능해 조례가 부결하면 이후에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은 “FC남동은 인천의 유일한 K4리그 축구팀으로 군대 문제로 고민하는 선수들부터 나이가 어린데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첫 출전에도 13개 팀 중 5위라는 성과를 내고, 인천유나이티드 선수 배출 등 눈에 띄는 활동을 해왔다”며 “이를 보고 꿈을 키우는 꿈나무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FC남동은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꿈을 키워갈 공간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바라봐야지 정치적인 시선을 개입해선 안된다”며 “꿈나무들의 희망이 꺾이지 않도록 조례를 통과시켜달라”고 했다.

구의회는 19일 총무위에서 FC남동에 관한 조례안을 다시 심사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남동구 주민들은 그동안 한껏 성장시켜온 축구단을 이렇게 한순간에 없애버리는 것은 너무하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주민 이상민씨는 "그동안 상당한 주민 예산이 들어간 축구단이고, 그 축구단이 상당한 성과도 냈는데 왜 예산 낭비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최소한 1~2년 더 기회를 준 뒤, 예산 낭비 여부를 판단했으면 한다"고 했다.

주민 김동해씨도 "군대 문제로 고민하는 선수들로부터 나이가 어린데 기회를 얻지 못할 선수들이 꿈을 키워왔다는데, 이렇게 해체 수준을 밟는 것은 너무 허무하다"고 했다. 이어 "구의회가 다시한번 심사숙고해 축구단의 발전 방향 등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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