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47%가 10억원이 생긴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라는 조사 결과와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살면 된다’라는 항목에 초등학생 19%, 중학생 27%, 고등학생 36%가 ‘그렇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2015년 한국투명성기구 이상학의 논문 ‘청소년 청렴 의식 조사 결과와 청렴성 증진’에 따르면 ‘잘사는 것이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응답이 36%에 이르며 성공할 기회는 ‘거짓말, 법 위반, 부패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응답이 52.8%였다.
2019년 9월~11월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에서 전국의 성인(직장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직 지수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의 정직 지수는 87.8점, 중학생은 76.9점, 고등학생은 72.2점, 20대 51.8점으로 나타났다. 즉 대한민국 정직 지수는 초등학생 때 가장 높았고 그 이후 학력이 오를수록 낮아져 대학생과 20대까지 계속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 조사한 바를 분석하면 학력이 높거나 나이가 많아지면서 청렴하지 않아야 잘 살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하면 적당히 부패하면서 사는 것이 현명한 것처럼 인식되는 부패 문화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30대, 40대, 50대가 되면 현재 기성세대들의 노후는 과연 그들에게 어떤 대접을 받게 될까?
청렴 문화의 기본 틀은 법률 제정을 통해 완성된다. 오늘날 이러한 청렴 세태에 마침표를 찍으려고 하는 법률들이 속속 제ㆍ개정되고 있다. 母法(모법)이라고 할 수 있는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 시행을 필두로 청탁금지법, 공공재정환수법, 공익신고자 보호법, 그리고 마침내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 지난 5월18일 처음 제정됐다.
특히 공공재정 부정청구 금지 및 부정이익 환수 등에 관한 법률이 올해 1월5일 일부 개정과 동시에 시행에 들어감으로써 허위청구 5배, 과다청구 3배, 목적 외 사용 2배에 달하는 ‘제재부가금’이 부과되고 명단도 공표된다고 한다. 이 법률로 인해 지난해 기준 229조원에 달하는 각종 보조금이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 의식을 떨치는 계기가 될 것과 눈먼 나랏돈이 되는 것을 막게 될 것이다.
청렴 문화 확산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사업이다. 이제 자라나는 세대들과 국가경영의 중심에 드는 젊은 세대들에게 제일 먼저 시급히 바로잡고 교육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할 것이다. 약 처방보다 예방이 먼저인 것처럼 청렴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하는 것보다는 어릴 때부터 청렴을 습관화시켜서 부패하지 않는 사회, 청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학습전문가다. 우리가 교육과정을 통해 어릴 때부터 제대로 가르친다면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청렴 습관을 갖게 되고 습관들이 모여서 청렴 문화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미래세대인 학생들에게 학습을 통해 공정, 책임, 약속, 정직, 절제, 배려를 익히고 습관이 되도록 가르쳐야 한다. 청렴연수원은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을 위한 다양한 지도자료가 보급되고 있다.
가르치는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2020년도 청렴 지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종합청렴도 4등급, 내부청렴도 3등급, 외부청렴도 4등급으로 조사됐다. 특히 내부청렴도가 3등급이라는 것은 우리 자신도 많이 반성하고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많다는 얘기다. 우리 모두 도교육청의 청렴 정책과 우리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청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청렴 문화 확산에 이바지하는 것도 매우 좋은 실천 방안일 것이다.
황영극 교장(광주 도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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