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사전 영장 청구... 유동규도 재소환

경찰, 휴대전화 포렌식 절차 착수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12일 전격적으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를 피의자로 조사한 지 하루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후 김씨에게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씨가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는 대가로 거액을 주기로 약속하고 올 초 5억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씨 조사에 이어 유 전 사장을 재소환하는 등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1일 검찰에 출석해 오전 10시부터 12일 자정을 넘어서까지 14시간 가량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나오던 그는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담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자와 관련해 ‘그분’ 발언을 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더 이상의 구(舊) 사업자 갈등은 번지지 못 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그리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이후 발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김씨 측은 “김씨는 정 회계사와 대화에서 ‘그분’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귀가할 때 했던 발언은 장시간 조사를 받고 나와 정신이 없는 와중에 잘못 말한 것”이라고 재차 입장을 바꿨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씨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 아닌 걸 다들 알지 않느냐.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유 전 사장이거나 그의 윗선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도 유 전 사장이 은닉을 시도한 휴대전화의 디지털포렌식 절차에 착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대전화를 습득한 시민 A씨와 유 전 사장의 변호인은 이날 오전 경찰에 출석해 휴대전화에 대한 원본 확인 등 포렌식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참여했다.

앞서 유 전 사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주거지 압수수색을 나오자 창문 밖으로 휴대전화를 집어 던졌다.

당시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주변을 탐색했지만, 휴대전화를 찾지 못했다. 행인이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워 들고 갔다는 게 건물 주변인들의 전언이었다.

이후 경찰은 지난 7일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은닉 등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로부터 접수하고 같은 날 탐문 등을 거쳐 A씨로부터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습득 경위와 함께 유 전 사장과의 관련성 여부 등을 살펴봤다.

A씨는 “휴대전화가 보여 주운 것으로 주인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며 유 전 본부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문제의 휴대전화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로 보내 포렌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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