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코로나19 장기화… 최일선 ‘경기소방 구급대원’ 쓰러진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 경기일보DB

코로나19 장기화로 확진자(또는 의심환자) 이송 업무를 전담하는 경기소방 구급대원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특히 내달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작될 경우 환자 이송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3일 소방청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코로나19 유증상자 및 의심환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2만7천882건, 인천시 소방재난본부는 7천809건의 이송량을 보였는데, 이 기간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3만2천947건의 이송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며 환자 이송 건수가 서울 3만1천443건(12.8% 증가)ㆍ인천 1만90건(29.2% 증가)으로 각각 늘었는데, 경기지역은 6만8천65건(106.6% 증가)으로 폭증했다. 수도권에 확진자가 집중됐다고는 하나, 인구 수로 따져도 서울의 2배를 뛰어넘는 데다 부울경(부산ㆍ울산ㆍ경남)을 합친 1만4천250건과 비교해도 4.8배에 달하는 이송량이다.

코로나19 관련 출동량으로 인한 피로도 누적에 더해 긴급상황에서의 응급이송에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7일에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건물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60대 확진자 1명이 장안구보건소와 연락이 두절되자 수원소방서 소속 구급차ㆍ구급대 등 차량 3대가 우르르 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 차원에서 소방ㆍ구급대원의 처우 개선이나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고, 방역 당국은 4차 대유행이 지속되는 현 시국에서 위드 코로나 돌입을 연일 시사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그 시점을 내달 9일께로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방역 당국은 재택치료 대상을 입원 요인이 없는 70세 미만 무증상ㆍ경증 확진자까지로 확대했다. 방역체계가 전환되면 재택치료를 하는 확진자가 최소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소방 당국의 환자 이송량도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황선우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경기본부 위원장은 “경기소방은 구급차 3인 탑승률이 약 52%로, 타 지역에 비해 저조한데도 개선 대책이 없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한 구급대원들의 출동이 너무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에 대해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을 찾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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