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유력 정치인들이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출마 후보별로 사분오열(四分五裂)하고 있다. 더욱이 인천시장 선거의 후보군은 각자 유력 대선후보의 캠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공천을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24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유정복 전 인천시장은 이날 윤석열 후보 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유 전 시장은 “정권 교체가 가능하고 대통령으로서의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저의 대선 후보 선택의 기준”이라고 했다.
현재 윤 후보 캠프에는 윤상현 의원이 총괄특보단장으로, 이학재 전 의원이 상근정무특보로 일찌감치 합류한 상태다. 여기에 강창규·정승연·이중재·윤형선 등 인천의 당협위원장들도 윤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날 이원복·강범석 당협위원장 역시 윤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또 홍준표 후보 캠프에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공동선거대책위원장 겸 인천총괄본부장)을 중심으로 정유섭 전 의원, 이재호 전 연수구청장, 백석두 전 인천시의원 등이 인천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유승민 후보 캠프에는 민현주 전 의원이 있다. 민 전 의원은 이날 유 후보가 인천글로벌캠퍼스를 방문해 2030세대와 소통하는 자리에도 직접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은 각자 캠프 합류 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등 분열 조짐도 보인다. 대선 후보 경선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일부 인사가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배경이나 원칙 등을 외면하고 공천을 위해 인기 후보들의 뒤를 쫓아 뒤늦게 캠프에 합류한 탓이다.
이와 함께 이재명 경기도지사로 대선 후보를 확정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지후보간 달아올랐던 갈등의 여진이 남아 있다. 앞선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의 캠프에는 박찬대·정일영 의원 등이 핵심 역할을 했고, 이낙연 전 대표의 캠프에서는 홍영표·신동근·허종식 의원 등이 활동했다. 여기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지지해왔던 김교흥 의원 등까지 고려하면 3곳으로 흩어져 있던 셈이다.
지역 안팎에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이 경선 과정에서 워낙 치열하게 다퉜기 때문에 본선 캠프 및 인천선거대책위원회 등이 꾸려지더라도 진정한 ‘원팀’을 꾸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선 결과 발표 이후 일부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불복에 가까운 강력한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대표 선거에서 빚어진 송영길 대표와 홍 의원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며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송 대표와 윤관석 사무총장 등은 ‘이재명 정권교체론’을 내세워 대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여야 주요 대선 캠프에 합류한 인천의 유력 인사들 상당수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다 보니, 당내는 물론 캠프 안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윤 후보 캠프에는 유 전 시장, 윤 의원, 이 전 의원 등 3명의 시장 후보가 있고, 홍 후보 캠프에선 안 전 시장이 시장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다. 민주당은 홍 의원과 김 의원 등 시장 후보군이 서로 다른 캠프에서 활동해 다음달 본선 캠프에서 맡을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야 시장 후보 모두 대선 본선 캠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게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유리하다”며 “곧 시장 후보 공천을 둔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쟁이 치러질 것”이라고 했다.
김민·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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