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한파에 채솟값 급등… 식당 사장님들 속탄다

3천원 하던 양상추가 일주일새 8천원… 자고나면 ‘껑충’
채소 출하 크게 줄어 가격 급등 당분간 지속 예상 ‘발동동’

25일 오후 하나로마트 수원점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조주현기자
때이른 한파로 채솟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농협하나로마트 수원점에서 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조주현기자

“양상추 없는 양상추 샐러드를 만들어야 할 판입니다.”

지난달 수원에서 샐러드 전문점을 오픈한 30대 A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걱정이다. 이달 들어 급등하기 시작한 양상추 등 샐러드 주재료의 가격이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매일 직접 재료를 구매하는데, 지난주 3천원 하던 양상추를 오늘 8천원에 구매했다”면서 “인건비는 커녕 재료값도 나오지 않아 양상추 샐러드에서 양상추를 빼야 할 판”이라고 푸념했다.

화성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49)도 채솟값이 급등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치커리 가격이 3주 만에 9배 넘게 뛰었고, 상추와 깻잎 등 쌈채소 가격도 급등했다. B씨는 “셀프바로 운영하던 쌈채소 서비스를 당분간 제공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손님들 사이에서 불평이 이어질 것 같아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하다”고 하소연했다.

기습적인 한파로 농가의 시름(경기일보 10월19일자 8면)이 커지는 가운데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작황 부진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채솟값이 몇주 새 수배씩 뛰고 있어서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을 보면 이달 들어 여러 채소류의 가격이 수배씩 뛰었다. 품목별로는 지난 1일 ㎏당 1천254원(도매가 기준)에 거래되던 치커리가 지난 23일 1만1천353원으로 9배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양상추는 3천612원으로 2.45배, 깻잎은 1만3천787원으로 3.14배 급등했다.

이에 따라 채소류를 취급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인 모습이다. 최근 맥도날드는 양상추 제공이 어려울 경우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샌드위치 브랜드 서브웨이도 샐러드 제품의 판매가 한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문제는 채솟값이 언제 안정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채소류의 경우 곡식류 등과 달리 일시적 급등에 대한 대책마련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문주 aT 서울경기지역본부장은 “가을 장마와 기습 한파 등으로 작황이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채소류의 출하가 크게 줄었다”라며 “채소류의 경우 수매해서 저장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 보니 가격 급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어렵다. 특히 올해는 이례적인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은 채솟값이 안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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