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모아 다함께 문제 해결하는 학생들
혁신교육은 같이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
십수 년 전일까? 모 대학에서 학생처장을 하는 지인과 나누는 방담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아무리 시골 학교라도 학생회장을 한 학생은 풍모가 달라요. 학력으로 친다면 좀 떨어질지 몰라도 이런 학생들이 학교를 이끌고 간다고 봐도 됩니다”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일단 전교 학생회장을 한 학생은 사람을 다룰 줄 안단다. 다른 학생의 주장을 깊게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의 주장을 설득시킬 줄 알며, 그리하여 학생들 사이에서의 갈등을 조절하고,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단다.
나름 중요한 분석이라 생각됐다. 이러한 교육과정이 학교에서 제대로 실현된다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혁신학교’라는 교육 실험이 시작됐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하나는 ‘남을 이기는 삶’이고 또 하나는 ‘남과 같이 사는 삶’이다. 기존 학교생활의 기본은 경쟁이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학생들은 체질적으로 경쟁에 길들여져 있다.
그럼 우리는 기존 학교 체제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었던 걸까? 그것이 바로 ‘협동’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우리 학생들에게 ‘남을 이기는 방법’만 가르쳤지, ‘남하고 같이 사는 방법’을 가르치지는 않았는가 반성해 본다.
필자가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의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능력 있는 사람보다 회의를 잘하는 직원이 더 소중했다. 말인즉슨 혼자 경쟁에서 이기려는 사람보다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잘 뭉치게 해 성과를 내는 직원이 더 귀하다는 것이다.
혁신학교 프로그램을 보면 그 어느 것도 자기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사회 현안에 대한 이해와 대안 제시 활동은 더 나아가 사회와 국가에 대한 이해의 첩경이며 미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해 혁신학교 교육은 ‘같이 사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라고 감히 정의 내리고 싶다.
그리고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혁신학교보다는 일반학교가 교사 생활하기에는 더 편할 것일 텐데도 각종 다양한 체험활동과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교사 선생님들의 노고에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혁신학교에서 서로의 차이를 극복해 지혜를 모아 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에게 우리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을 걸어본다.
조성무(군포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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