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시흥농협이 시끄럽다. 임원 선거 잡음이다. 지난 1월에 치러진 선거다. 사내 이사 8명을 뽑았다. 대의원 70명이 투표권자였다. 9개월째 계속되는 잡음이다. 잡음의 핵심은 조합장의 부당 개입 여부다. 자신에 협조적인 인사를 지원하고, 적대적인 인사를 낙선케 했다는 주장이다. 부당 개입 주장에는 구체적인 진술과 증언도 있다. 이에 조합장은 터무니없는 낭설이라며 부당개입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양쪽의 대립이 평행선이다.
본보가 ‘북시흥농협 2021 긴급이사회 의사록’(이하 의사록)을 확인했다. 여기서 한 이사가 녹취록 증거물을 말한다. “제3자의 증언을 토대로 한 녹취록을 갖고 있다. 조합장이 나를 찍지 말라고 식당이나 유선전화를 통해 직접 종용하는 내용이 나온다”는 내용이다. 또 “녹취록에는 대의원들이 돈 쓴 순서대로 선출됐다. 갈비도 돌렸다. 경찰서에서 증인도 서주겠다는 대목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형사 고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선관위가 문제 있음도 지적했다. “명백한 부정 선거로 선관위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려고 했지만 원만한 합의만 종용하고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우려하는 다른 이사의 목소리도 있다. “조합장이 두루뭉술하게 얘기하는데 검찰 수사로 대의원들이 소환되면 3만원씩만 밥을 먹었어도 10명이면 50배, 벌금 1천500만원이 나올 수 있다. 그러면 대의원 70명이 다 죽고 조합이 쑥대밭 된다. 대의원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따졌다.
조합장은 정면 반박한다. “전혀 선거에 개입한 적이 없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고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어느 쪽이든 시시비비를 가려야 끝날 잡음이다. 앞서 폭로자 이사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민원도 내고 경찰에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었다. 임원 선거 10개월이 다 가도록 이러고 있다. 대의원, 고객이 있는 금융 기관이다. 이래서야 정상적인 운영이 되겠나. 차라리 고발을 권한다. 어느쪽이 옳은지 가려라.
단위농협 임원의 지위나 역할은 상당하다. 상임이사는 사무소 경영과 신용 부문을 관장한다. 연봉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조합장 업무 수행에 대한 견제 역할도 크다. 그럼에도, 선거 관리는 엉성하다. 조합장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 위탁으로 치러지지만 상임이사 등 임원 선거는 회원조합이 직접 진행한다. 충동이 생겨도 중재할 기관이 없다. 농협중앙회는 예나 지금이나 “중앙회 차원의 선거 감독이 어렵다”는 말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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