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인(人)이라는 한자가 보여주듯, 사람들은 서로 기대고 의지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양주 지역 대표 봉사단체인 ‘꿈을 키우는 마중물(꿈키마)’ 정은정(48ㆍ여) 대표가 품은 인생철학이다.
정 대표는 지난 2011년 꿈키마를 결성, 지역사회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습기회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무료 학습코칭을 해오고 있다. 이듬해부터는 더 많은 학생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선배 학생들을 모집해 학생 간 멘토-멘티 관계도 확대ㆍ운영하고 있다.
연중 수시로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하며 소외 학생들을 발굴해 보듬는가 하면, 과학의 날ㆍ어린이날 등과 같은 기념일엔 다양한 체험행사를 제공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12년간 이어진 이들의 활동은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후배들을 돕고 싶다”는 학생들의 참여가 급증하면서 현재 700여명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꿈키마 회원으로 동참하고 있다.
정 대표는 “큰 성과로는 학생들이 같은 상처를 공유하고 의지하며 서로 버팀목이 된다는 점”이라며 “수혜자였던 학생들이 이제는 후배들의 성장을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며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과거 대기업에 입사해 사원교육을 전담하고, 국내 유수 대학교 강단에 서며 탄탄대로를 달렸던 그는 소위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었다. 하지만 2007년 교통사고로 인생에서 처음이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그는 “사고로 췌장이 파열됐고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차도 폐차했을 정도로 큰 사고였는데 의사도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는 소견을 냈었다”며 “몸도 힘들었지만 1년간 중환자실에 누워 아들의 입학식, 공개수업도 가지 못해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너무 감사하게도 저 대신 아이를 돌봐준 선생님과 학부모님이 계셨다. 당시 자기애로 가득했던 제가 많은 걸 내려놓고 남을 돕자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며 “비 오는 날 학교 앞에서 아이들에게 우산 나눠주는 소소한 일부터 시작했고, 이후 수학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시작된 정 대표 선행이 해피 바이러스가 되면서 학부모, 교사들이 같은 뜻을 모으기 시작했고 꿈키마가 탄생했다.
정은정 대표는 “앞으로는 청소년뿐만이 아닌, 전 세대가 어우러져 서로 힘이 되는 꿈키마를 만들고 싶다. 또한 독립센터를 건립해 원스텝으로 복지가 이뤄지는 공간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