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안정대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유류세 인하 방안을 내놓았지만 운송업계 종사자들의 한숨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예측만큼 기름값이 인하되더라도 여전히 높은 가격인 데다 내년 4월까지만 적용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기준 휘발유와 경유의 경기도 평균 가격은 각각 ℓ당 1천772.26원, 1천570.0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휘발유 1천337.84원ㆍ경유 1천137.15원)보다 각각 32.47%, 38.07% 상승한 금액이다.
유류세 인하에 따라 정부의 예측대로 ℓ당 가격이 휘발유 164원, 경유 116원씩 낮아지더라도 각각 1천608.26, 1천454.09(경기도 평균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0% 가까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러한 탓에 경기도내 운송업계 종사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개인 화물차를 운행하는 A씨(58)는 “한 달에 2만㎞가량을 운행하는데 지난해보다 한 달 기름값이 200만원은 더 나온다”면서 “6개월은 숨통이 트이겠지만,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될지 감이 안 잡힌다”고 토로했다.
유류 사용량이 많은 운송업계 종사자들에겐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달화물자동차운송사업경기협회 관계자는 “차량 특성상 운행량이 많은 운송업계 종사자들은 주로 경유ㆍLPG를 사용하다”며 “경유ㆍLPG에는 휘발유보다 높은 인하율을 적용하거나, 한시적으로 유가보조금 등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유류세 인하 효과가 미미할 수 있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에도 불구,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의 체감 수준은 훨씬 낮을 수 있다”면서 “정부는 가격 인하 효과가 적시에 나타날 수 있도록 경제주체를 관리ㆍ감독해 효과가 말단까지 퍼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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