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일부 재료 값이 크게 뛰면서 식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 29일 기준 국산 고추가루 1㎏의 가격은 3만3천500원으로, 평년(2만9천155원) 대비 13%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깐마늘 1㎏의 가격은 1만2천166원으로 평년(9천462원) 대비 22.22% 증가했다.
김장 양념에 사용되는 채소류와 배추 절임 과정에서 사용되는 소금 가격 또한 높다. 굵은 소금 5㎏ 가격은 1만368원으로 평년(7천336원) 대비 29.24% 상승했다.
김장 주 재료로 쓰이는 배추와 무는 평년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배추 1포기는 3천879원으로 평년(3천960원) 대비 낮게 거래되고 있으며, 무 1개의 가격 또한 1천792원으로 평년(2천462원) 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김장철(11월 중반~12월 초)이 다가오면 배추와 무 시세가 오를 수 있는 데다가, 최근 불어닥친 한파와 전국 배추 농가에 돌고 있는 '무름병'이 농작물 생육에 영향을 미쳐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김장철을 앞두고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김장을 포기하고, 김치를 사서 먹는 가정이 예년 보다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장철마다 평균 70~100포기를 담근 조영자씨(64ㆍ평택 죽백동 거주)는 김장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호소했다.
조씨는 “겨울철을 앞두고 식자재 마트에 왔는데 소금, 멸치액젓, 양념 등 높은 가격을 보고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며 “여기서 배추와 무 등 원재료값까지 오르면 주부들 주름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원시 송죽동에서 거주하는 김미숙씨(45ㆍ여) 또한 “이미 상승한 김장 재료값에다가 배추와 무까지 가격이 오르면 가족 생활비는 더욱 가벼워질 것”이라며 “김치를 직접 담가 먹이고 싶은게 주부의 마음이지만, 4인 가족이라 사 먹는 게 경제적으로 더 이득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소비자의 김장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김장철 기간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김장 집중 시기인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배추의 시장 출하를 평시 대비 1.37배 확대하고, 그래도 수급이 불안할 경우에는 정부 비축분 3천t과 출하 조절시설 물량 3천500t을 풀 예정이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는 주요 김장 재료를 충분히 공급해 수급 불안을 해소하고, 재료 할인 폭도 확대해 소비자 부담을 경감시키겠다”고 밝혔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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