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관협력 결실 삼성바이오 모더나 출하

지난달 28일 송도에서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첫 112만 회분의 코로나19 모더나 백신 출하식이 개최됐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지 약 5개월 만의 성과이며 애초 예상한 것보다 4개월을 앞당긴 쾌거다. 이번 출하식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매우 크고 국가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축하를 받을 만하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는 명실상부한 바이오 허브화를 한층 가속하는 계기로 그 기대가 큰 것임은 분명하다.

경이적인 모더나 백신의 국내 출하는 민관협력의 빛을 발휘한 결실로써 의미가 크다. 우리 정부와 기업의 협업으로 백신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했고, 세계 백신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위탁생산의 계약을 체결하도록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 산업통상부와 보건복지부가 모더나사와 물밑 실무 협상을 진행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마지막 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파트너십 행사에 직접 참여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체결 이후에는 삼성의 전력투구가 빛을 발휘했다. 백신 조기 도입에 사활을 걸고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지휘하며 모든 역량을 투입한 결과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관련 회사의 최고경영진을 소집해서 태스크포스를 꾸려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 긴장 속에서 삼성의 ‘스피드 경영’이 본격적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매일 점검표를 토대로 전화회의를 이용한 점검을 통해 생산 현장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반도체 ‘초격차’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고스란히 백신 생산에 투입해 생산 초기에 낮았던 수율을 단기간에 바이오 업계에서 인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재용 부회장의 모더나 최고경영진과의 핫라인 구축 역할도 큰 공이다. 발주처의 까다로운 승인을 얻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모든 지인을 동원해 최고경영진과 높은 신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위탁생산의 관계를 넘어 백신 수급과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사업파트너 관계로 발전한 것이다.

민간기업인 삼성 그룹 차원의 지원과 전력투구 못지않게 정부 역할도 한 축으로 크게 이바지했다. ‘백신 조기 공급’이라는 목표 아래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안전처·관세청 등 정부 기관이 발주처인 모더나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의기투합했다. 식약처는 전담 TF를 만들어 다양한 지원대책을 마련해 실행했다. 출하 검사와 인허가 절차를 병행했고 미리 검토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했다.

범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과 지원이 민간기업의 전력투구와 함께 하면서 이룬 쾌거는 향후 위기관리의 모범적인 행정사례로써도 기록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관협력에 의한 백신 허브 구축은 ‘K-방역’에 이은 또 다른 국가적 위상의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축하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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