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찰 지구대·파출소,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부족

인천지역 경찰 지구대·파출소 대부분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낙제점’이다.

4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지구대·파출소 85곳의 53.3%인 약 45곳이 점자블록·주 출입구 높이 제거 등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중 꼴찌 수준이다.

지구대·파출소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을 위한 법 8조에 따라 공공기관은 모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이들 지구대·파출소 등은 법 제정 이전에 생겨 이 같은 시설이 없는 상태다.

이날 연수경찰서 동춘지구대 길 건너 건널목에서 지구대 앞 주차장까지 점자블록이 전무하다. 시각장애인들이 지구대를 찾을 수가 없는 셈이다. 인근 사거리 어디에도 지구대 위치 등을 알려주는 점자 표지판도 찾아볼 수 없다.

남동경찰서 간석4파출소 앞도 마찬가지. 길 앞은 물론 파출소 안까지 점자블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주 출입구가 경사로 대신 계단이지만 기본적인 손잡이도 없는 상태다. 미추홀경찰서 주안2파출소는 점자블록이 없는 것은 물론 임시경사로가 주차장을 향해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도 “장애인 학대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 지구대·파출소를 찾을 텐데 이런 상황이면 불가능하다”며 “공공기관은 처벌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장애인 편의증진법을 공연히 위반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오래된 곳들 위주로 바꿔야 해서 금액이 커 어려움이 있지만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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