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윤수천 작가(79)의 동화책 <행복한 지게>(책마중 刊ㆍ저자 글 윤수천, 그림 최희옥) 가 20여년 만에 재출판 됐다.
책에는 어딘가 모자란 듯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덕보와 시골의 이야기, 이와 대비되는 서울과 자동차가 나온다. 서울에 사는 외삼촌 댁에 놀러 갔다가 자동차를 타고 나들이를 나가며 행복해 하시는 외할아버지를 보게 된다. ‘나도 울 아부지를 기분 좋게 해 드려야지!’ 감나무골로 돌아온 덕보는 아버지를 태워드린다. 바로 지게차다. 덕보가 ‘뛰뛰!’하면, 아버지가 ‘빵빵!’하고, 동네 주민들은 부자에게 행복한 미소를 건넨다.
내용은 여든을 바라보는 저자가 어릴 적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일을 빚어냈다.
저자는 “어릴 적 냇가에서 더위를 피할 때 아버지 등에 업혀서 다녔는데, 아버지와 아들로 바꿔서 글을 꾸민 것”이라며 “지게 자체가 가난한 농경사회의 이동 수단인데, 우리나라만이 가졌던 젊은 날,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동화에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의 정서가 듬뿍 담겼다. 책에 등장하는 지게와 효도 사상, 따뜻한 정,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 등은 각박해진 요즘 세상에 낯설면서도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지핀다.
주인공 덕수는 조금 어수룩하다. 하지만 우직하고 마음만은 뜨겁다. “모두가 똑똑한 세상이지만, 사실 어수룩하고 모자란 사람 속에서 풍성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책은 윤 작가의 대표작으로 불린다. 지난 1996년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됐으며 ‘한국 대표 작가 50선’에 선정됐다.
윤 작가는 “지금 다시 나와 감회가 새롭다”면서 “요즘 친구들에겐 낯설고 색다를테지만, 효도라는 게 부모님께 ‘삐까번쩍’ 한 대접을 해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조금 가난해도 진정한 효심과, 정 속에서 싹 튼다는 걸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