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고교 전면 시행 앞두고… 교원수급 문제 개선
비용 일부 자부담으로 복수전공 이수 추진… 교사들 반발
교육계 “수업의 질 고려해야”… 道교육청 “아직 논의 단계”
경기도교육청이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현직 교사들에게 복수전공 이수를 종용하는 것도 모자라 비용을 자부담하는 형태로 정책을 추진, 도내 교직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오는 2023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2025년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서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고등학생들은 고교학점제 전환에 따라 3년간 총 192학점(교과 174학점ㆍ창의적 체험활동 18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제도 시행에 앞서 여러 과목을 개설해야 하는 고교학점제 특성에 따른 교원수급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직 교사가 교육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형태의 복수전공 이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 1인당 50학점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가운데 사분의 일을 교사가 부담하는 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에 교원단체 등은 업무 도중 시간을 따로 내 전공 수업을 듣는 것도 모자라 비용까지 전가하는 행태는 적절하지 않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수업과 내부 행정업무 처리도 바쁜데 복수전공까지 이수하라는 건 억지”라며 “교원을 보충하거나 외부 인원을 데려와야 하는데, 비용까지 내고 복수전공을 이수하라고 하면 누가 하겠냐”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준비 안 된 고교학점제는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국책연구기관은 고교학점제를 위해 8만8천여명의 교사가 더 필요하다는데 고작 땜질 방안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 전문가들도 교사들의 복수전공 이수 등만으론 고교학점제 교사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복수ㆍ부전공 교육을 받은 교사들이 잘 가르칠 수 있겠지만, 수업의 질적인 보장이 충분한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교사들의 재교육만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편의적인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교학점제 복수전공 이수에 대해선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복수전공(부전공) 보유자는 기간제 교사 제외 중등교원 4만7천668명 가운데 1천430명으로, 전체 3%만 복수전공을 이수했다.
정민훈ㆍ박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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