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야구 부흥ㆍ프로 진출에 앞장” 독립야구 최장수 감독 김인식(연천 미라클)

7년째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프로행 지원…대형면허 취득, 직접 구단버스 운전 ‘열정’

김인식 연천 미라클 감독.

“독립야구 선수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해서 뛰어든 게 어느덧 7년이 흘렀습니다. 제자들의 프로 진출을 도우면서 독립야구를 부흥시키는데 미력하나마 계속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독립야구단 최장수 사령탑인 연천 미라클의 김인식 감독(69)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독립야구단을 오랫동안 이끈 소회를 이 같이 피력했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MBC청룡(LG 전신)에서 7년간 도루 99개를 기록한 명품 리드오프였다. 은퇴 후 LG 2군과 모교인 서울 청원고(전 동대문상고)와 안양 충훈고 감독으로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아마야구에서 지도자로 입지를 다져온 김 감독은 2015년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 창단 감독으로 부임했다. 프로의 그늘에 가려 음지에서 고생하는 선수들을 돕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김인식 감독은 “독립야구는 인프라가 열악하다보니 선수들이 훈련량도 부족하고 수준 높은 코칭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안타까웠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자신의 몸 상태를 최고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 그럴 상황이 못됐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연천 미라클은 출범 후 프로 2군과 육성팀들을 비롯, 대학팀들과 연습경기를 쌓으며 매년 전력이 상승했고, 2019년 출범한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손호영(LGㆍ내야수)과 이케빈(전 삼성ㆍ투수) 등 6명의 선수가 연천 미라클을 거쳐 프로무대에 진출했다. 과거 아들 김준(전 SK)을 프로야구 선수로 키워냈던 그이기에 아들뻘인 선수들의 프로행이 기쁘기도 하지만, 남아있는 선수들을 추스려 이들이 다시 프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걱정이 늘 앞선다.

김인식 감독은 “독립야구에 정식 리그와 경쟁팀도 생긴데다, 김광철 연천군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장비 지원과 구장 사용 등 여건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일본처럼 시즌 후 정식 트라이아웃을 개최하는 등 KBO와 프로 10개 구단의 지원이 곁들여진다면 독립리그서 발굴되는 프로 선수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프로에서는 투수의 제구력과 야수의 수비력을 우선시하는데 프로 출신과 그렇지 못한 선수간 격차가 아직까지 크다는 걸 느꼈다”라며 “구단 인건비를 줄이고자 대형면허를 취득해 버스도 직접 운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선수들이 회비를 내지 않고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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