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사퇴 압박했나” 경찰, 대장동 ‘유투’ 유한기 소환했다

대장동 핵심 유동규. 연합뉴스
대장동 핵심 유동규. 연합뉴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최근 경찰에 소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지난 11일 유 전 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유 전 본부장을 소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 전 본부장은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황 전 사장이 지난달 공개했던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을 거론하며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사퇴를 독촉한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사퇴 강요 여부에 대해 추궁하고,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당시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신청서를 낸 컨소시엄에 대한 평가에서 유 전 본부장은 1차 절대평가의 평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2차 상대평가의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었다.

경찰이 유 전 본부장도 핵심인물 중 하나로 보는 배경에는 그와 유동규 전 사장의 관계가 있다.

유 전 본부장은 건설회사 현장소장 출신으로, 지난 2011년 성남시설공단(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했다. 이후 유동규 당시 기획본부장과 함께 근무하면서 대장동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는 등 대장동 개발사업의 초기 설계 단계부터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연합뉴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연합뉴스

특히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실질적인 1인자라는 뜻으로 ‘유원’이라 불린 유동규 전 사장에 이어 2인자라는 의미로 ‘유투’라고 불린 인물이다.

경찰과 같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최근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한강유역환경청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한기 전 본부장을 소환조사한 건 맞지만,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한기 전 본부장은 현재 포천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다만 대장동 사태가 불거진 뒤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그로부터 사퇴를 강요받았다는 황무성 전 사장은 지난 2014년 성남도시개발 출범 당시 초대 사장직을 맡은 인물이다. 그러나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지난 2015년 돌연 사퇴했는데, 이 시기는 공사 측이 대장동뿐만 아니라 위례신도시 사업 등 주요 현안을 다루던 때였다.

황 전 사장의 퇴직 이후 유동규 전 사장이 수개월간 사장 직무대리를 맡아 대장동 사업을 주도했고, 이후 성남의뜰이 사업 시행자로 선정되며 민간사업자의 초과 이익을 회수하지 않도록 하는 수익 구조가 만들어졌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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