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배곧대교 건설 지체하지 말아야

2014년부터 시흥시가 추진해 온 송도국제도시와 시흥 배곧신도시를 연결하는 ‘배곧대교’ 건설사업이 막바지 고비다. 총연장 1.89㎞, 왕복 4차로의 교량으로 1천904억원이 투입되는 민간 투자사업으로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갯벌을 통과하는 계획 때문에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지체됐다. 지난해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해 ‘입지 부적절’ 의견을 내면서 환경단체들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는 듯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가 계획을 대폭 수정한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제출하고 인천시 관련 담당 부서에서 긍정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기본적으로 한강유역환경청이 새로 제출한 본안에 대해서 부동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0분 더 빨리 가기 위해서 국제협약을 무시한 채 대교건설을 추진하는 시흥시 계획의 폐기와 한강유역환경청과 인천시의 사업 추진 반대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갯벌 훼손을 방지해야 하는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 내용의 수정에 따라 환경훼손이 최소화되고 높은 경제성과 주민의 여론을 고려하면 건설의 타당성은 충분하다. 시흥시는 교각 수를 대폭 줄이는 공법으로 변경해 실제 습지훼손 면적을 3천403㎡에서 167㎡로 95%나 줄였다. 습지 축소에 따른 새로운 보호지역을 실제 훼손 면적의 1만배인 약 50만평을 후보지로 결정해 국제협약을 이행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한 조류와 갯벌의 건강을 위해 바닥조명(라인조명)으로 변경하여 대교건설로 인한 습지훼손을 최소화하는 계획도 제시했다.

갯벌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대교건설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상당하다. 지난 2016년 인천연구원은 제3경인고속화도로 교통량이 1일 평균 10만8천대를 넘어 아암대로 도로 확장 및 대안 노선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인천시 도로과는 송도국제도시 인근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배곧대교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습지훼손이 최소화되고 충분한 환경적 보완이 이루어지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아암대로와 제3경인고속도로의 극심한 정체로 인한 통행시간 등의 교통 비용과 환경오염 비용의 절감 효과는 시흥시의 용역 결과에 따르면 30년간 총 1조5천894억원에 달한다. 송도국제도시와 배곧신도시의 연결에 따른 상호 기반 시설의 공유와 협업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환경훼손을 최소화 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고려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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