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초 에스파냐 젊은 남자들은 갓 발견한 신대륙에서 일확천금을 얻으려 너도나도 대서양을 건넜고, 그중에는 메데인 출신 하급 귀족 코르테스도 있었다. 신대륙에 도착한 원정대는 황금 때문에 수많은 피를 흘렸고, 신대륙도 황금에 눈이 먼 그들의 손에 무참하게 파괴됐다. 정복 후에는 식민과 혼성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1511년부터 쿠바에 머물던 젊은 코르테스는 늘 황금에 대한 열망에 빠져 있었다. 그때 서쪽으로 가면 황금으로 뒤덮인 테노치티틀란이 있다는 소문을 듣자 그의 피는 끓어올랐다. 마침내 코르테스는 1519년 수백의 부하와 11척의 선단을 꾸렸고, 그는 황금을 수탈하려 베라크루스 해안에 도착했다.
해안에서 코르테스 원정대의 선단을 처음 본 원주민은 움직이는 산이라고 표현했고, 말 타고 달리는 기병대를 난생처음 보고 괴물이라고 불렀다. 화약이 폭발하는 소리를 악령의 소리라 했고, 거대한 배와 말 그리고 화포와 소총을 처음 본 원주민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케찰코아틀 신이 부활했다고 믿었다.
코르테스 일행은 신화 덕분에 어렵지 않게 아스테카 제국에 첫발을 들일 수 있었다. 원정대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서도 수천의 원주민 부하를 얻었고, 그들은 황금을 탈취하기 위해 아스텍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으로 진격할 때 원주민을 길잡이로 삼았다.
코르테스 일행은 험준한 멕시코시티 중앙 고원에 도착해 산 아래 거대한 텍스코코 호수 안 테노치티틀란을 바라보고 심장이 멎을 만큼 매우 놀랐다. 원정대에 참가한 카스티요(Castillo)의 탐험 기록에 “우리는 물 위에 떠 있는 거대한 궁전, 신전, 탑, 그리고 도시를 보면서 경탄을 금하지 못했다. 아마디스(Amadis)의 전설에 나오는 마법 같았다. 게다가 모든 건물은 석조였다. 병사들은 서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환상이 아니냐고 물었다”고 썼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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