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 급식종사자에 대한 환경개선 시급하다

지난 2일 오후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 등 3천여명이 서울시교육청 앞 도로를 점거하고 ‘급식실 인력 충원’ ‘환기 시설 개선’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등 전국적으로 2만여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해 급식 운영 등에 차질을 빚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0월에 이어 두 번째 총파업이다.

경기지역의 경우, 노조 조합원 파업 참여율이 6%로 집계돼 학교 급식 등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총파업의 여파로 경기도에서도 일부 학교는 급식 운영이 중단됐으며, 급식 대신 빵으로 대체되는 등 혼란이 발생했고 이들의 요구가 개선되지 않는 한 3차 총파업의 가능성도 있어 각급 학교는 물론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본보 집중취재(12월3일자)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학생들의 건강에 가장 중요한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종사자들의 공간이 ‘죽음의 급식실’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을 정도로 학교 급식시설의 열악한 환경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 대해 급식종사자는 물론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에 의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지탄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휴게실과 조리시설의 환경이다. 이들은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 기준이 없어, 전국 급식실에 환경과 맞지 않는 환기시설이 설치돼 있어 급식 조리사들의 폐암 발병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서만 14명의 학교 급식실 조리사가 폐암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았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다. 이에 현재 종사하고 있는 급식종사자를 비롯하여 퇴직자들은 폐암 환자 전수조사를 진행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재직자를 대상으로는 폐암을 특정해 건강 검진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폐암뿐만 아니다. 안전장치 없는 비좁은 휴게실 공간으로 인한 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화성시 능동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실무사로 근무하던 종사자가 비좁은 휴게실에서 동료들과 쉬고 있는 중 벽에 달려 있던 거대한 옷장이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된 사건 역시 열악한 휴게실 환경을 나타내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지난 10월 경기도의회가 행한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박세원 도의원은 화성 해원학교 등에는 휴게실이 없으며, 또한 도내에는 아직도 조리종사원 휴게실 최소면적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교도 27개교나 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조속한 시일 내에 최대한 급식종사자에 대한 환경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 이들의 노동권과 휴식권을 최대한 우선 보장, 개선된 환경에서 학생들의 급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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